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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냥한 사람이 되자
    생각 모음/그냥 떠오르는 생각 2024. 10. 1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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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생쯤이었나 어느날 영어학원에서 숙제를 하는데 별거 아닌거에 엄청 스트레스 받은적이 있었음. Toronto 라는 단어가 해석이 안되는거임. 당시 지금처럼 전자사전이 발달하지도 않았고 종이 사전에서 찾아야했는데 Toronto는 그냥 토론토다라고 설명하는거임.

    미쳐버리는거지. 밑에 설명으로 캐나다의 지명이다 라고 쓰여있었는데, 지명이라는게 어느 지역의 이름이라고 단순히 생각할 수 있었지만 선수를 지명하다 같은 느낌으로 내가 모르는 캐나다의 어떤 '지명'이라는 문화가 있을지도 모르잖슴. 선거 용어 같은게 될 수도 있고.

     

    사실 그 문제를 풀어내는데 토론토가 뭐인지는 중요하지 않았음. 토론토에서 뉴욕으로 이주했다. 이런 보기가 있던것도 아니었고 그냥 빌런좌는 노량진에서 부랄 긁는 수염난 아저씨다 정도의 느낌이었을거임.

    그래서 선생님한테 물어봐도 Toronto는 그냥 토론토야 정도로만 설명해주던데 나는 답답했지만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충분할 설명이었음.

    중요한 사실은 ''Toronto'가 무엇인지는 알 필요가 없다'라는 내용이니까.

     

     

     

    최근은 아니지만 과학고생의 금융노트 글을 보고 조금 어렵게 서술된것 같다라는 후기를 받은 적이 있음
    나는 상당히 의아했던게 어떤 모르는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기본적인 용어를 정의하는거에 그치지 않고
    용어의 유래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인 예시를 들면서 설명하면
    그 단어가 어떤 의미를 지칭하는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해서 상당히 디테일하게 설명을 붙였음

    이른바 '개념'을 설명하려는 의도였고
    특히 추상적인 내용을 설명하려할때 엄청 중요하고 개인적으로 특히 발달한 역량이라서
    어려운 내용을 전달하기 쉽게 만다는 능력이라고 생각했음

     

    그래서 나름 글을 어느정도 성인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정도로
    무난무난하고 쉽게 썼다고 생각했음

     

    어렵다고 느낀 부분은 내가 인간은 반대쪽을 향하려한다 라는 부분이었는데
    예를 들어 인간한테 자유를 주면 소속을 원하고
    안정감을 주면 긴장감을 원한다는 이상한 본능임

    그리고 이걸 설명하기 위해서 열역학 2법칙 (엔트로피 법칙), 내쉬균형과 게임이론, 유전자 단위에 각인되어있는 진화심리학 등 별걸 다 같다붙이려해도 설명하지 못했으니
    다음에 글 쓸때는 허술하게라도 설명해볼테니 지금은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자고.

     

    그런데 이게 문제였던거임

    본인은 열역학 법칙도 모르고 내쉬균형과 게임이론, 진화심리학이라는 말을 들어본적은 있지만 너무 어렵다는거임. 이해는 하지만 내가 하고 싶던 말은

    '뭘 갖다대도 설명할 수 없었다'라는 내용이었지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하려면 너네도 저런 개념들을 다 알아야한다는 말은 아니잖슴.

     

     

    내가 되게 싫어하는 부류중에 달을 가리킬때도 손끝을 보는 놈들이 있음. 못알아들으면 다행인데 이런놈들은 내가 전하려는 말을 왜곡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오역하는 놈들이 많고. 가끔 성격 꼬인 파탄자 새끼들이나 내가 그냥 싫은 새끼들은 말꼬리 잡고 물고 늘어지거나 트집 잡으려는 놈들도 있음. 그래서 그런 '무식한' 인간들이랑은 거리를 두는 편임.

    그런놈들 특징이 다른 예시를 들어서 설명하면 아까랑 다르지 않냐. 아까는 영화였는데 왜 지금은 햄버거냐 하면서 대화 자체가 진행이 안되는데 나는 이게 문해력 부족이라고 생각했었음. 그래서 나도 이악물고 내가 전달하려는 이야기가 뭔지 모르겠냐 하면서 타이르고 달랬었고 나는 성인 군자가 되고 그 새끼든 여전히 빡대가리가 되었음.

     

    그런데 최근 과학고생의 금융노트 읽어보고 재밌게 잘 읽었는데 저런부분이 아쉬웠다/어렵다라는 말을 해주는데 얘가 내가 다른 공부를 좀 더 해보면 쉽게 와닿지 않았을까, 과외 말고 알바를 해보면 이해 할 수 있었을까, 이해 못해서 미안하다는 뉘앙스로 설명하니까 충분히 설득이 되더라.

    여기서 니 문해력이 문제야라고 말 할수 있었지만 토론토 이야기 꺼내니까 얘도 곰곰히 생각해보고 맞아. 되짚어보니 열역학법칙은 몰라도 뒤에 이해하는데 문제가 없었어 라고 덧붙이기도 했고.

     

    물론 쓰레기새끼들한테까지 상냥하게 굴지는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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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 예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