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대나무숲 - 2

게임으로 배우는 자본주의 - 3. 할줄 아는거 말고 잘하는거

자본주의빌런 2021. 11. 13.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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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는 메이플 스토리.
내 또래 친구들은 어렸을때 메이플하다가
보통 성인이나 대학생이 되면 메이플을 다시 찾는데
그 이유는 향수에 젖어서, 할게 없어서, 그냥 생각나서 여러가지가 있을거임.
그리고 금방 떠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아마 옛날과 달라서
나도 대학 11학번이라서 학교 들어가고
다시 메이플을 해봤는데 이게 좀 이상한거임.
신규 직업, 맵, 이벤트, 스토리, 몹, 시스템 다 괜찮은데
가장 중요한 '노가다'가 없어진거임
노역이 없으면 불안한 김치맨으로써
게임에서 마저 아무 성과 없는 노가다를 하고 싶은데
레벨업이나 성장이 너무 빠른거임.

존나 냄뚜 하나 얻으려고 초록버섯 하루 종일 잡고
포션값 없어서 벤치에 앉아서 15씩 피채우고
노목 주문서 40% 2번 터지고
시발 생각해보니 주사위부터가 운빨 노가다게임이었네
아무튼 노가다 뒤에 받는 보상이나
개미굴에서 힐하는 클레릭 파밍이나
페리온 레드드레이크 뇌전수리검 삽질이나
다 돌아보면 좃같지만 추억이었는데

시작하자마자 몇시간만에 2차 전직하고
며칠만에 3차 전직하고 만렙을 찍어?

짤찾다 보는데 아직도 나또래 틀딱이들은
빅뱅이전을 프리서버까지 찾으면서 그리워함 ㅠㅠ

게임사라는게 지속적인 현질이 없으면 굴러가지 않는걸 알고
나도 대학생 되었으니까 몇만원 정도는 현질할 수 있는데
이게 바뀌니까 그 맛이 없어져서
아마 나같은 주니어 틀딱들은 더이상 메이플에 현질하지 않을걸

그리고 여담으로 메이플의 매력은 BGM이랑 아기자기한 캐릭터들,
마을별 컨셉이나 배경, 디테일 등.
그리고 난 악마가 잡아간 공주를 구한다 같은 메인 시나리오 없이
그냥 BGM 따라 사냥하고 배경 구경하고 천천히 사냥하고 성장하는거
모험하는거 자체를 좋아했는데
그게 또 마이너스 요소라고 판단했나봐

빅뱅이전 메이플을 경험해보지 않은 어린이들의 과금력이
주니어 틀딱들보다 더 강하다면 어쩔수 없지만
이제 우리는 영원히 메이플을 하지 못하게 되는거임.


운영진들도 엄청 고심했겠지만
이게 최악의 한수가 아니었을까 싶음.
차라리 서버를 나눠서 이지모드, 하드모드 이렇게 나누는건 어땠을까
게임내 미니게임 말고 미니게임을 하나의 게임으로 출시하는건 어땠을까

다시한번 말해서 운영진들의 유저를 배려한 계산과
본인들의 회계 장부를 고려한 계산들을
내가 감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많이 아쉬운 판단이었고
그로 인해 많은 올비유저들을 잃었다고 생각함.

그 개노가다 시스템을 그대로 냅뒀으면
나이를 먹고 현질 능력이 생긴 올비들이
개노가다를 하면서 경험치 캐쉬템이나
스킨 캐쉬템을 더 질러주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