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대나무숲 - 2

스타트업도 돈 벌어야하지 않나

자본주의빌런 2022. 1. 11.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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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011084111

 

주지훈·김혜수 나서자 잭팟 터졌다더니…"재고만 10억" 속앓이

주지훈·김혜수 나서자 잭팟 터졌다더니…"재고만 10억" 속앓이, 톱배우 내세운 광고·할인쿠폰 출혈경쟁 이어지자 적자폭 커져 재고관리 부담에 가품 논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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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사업가로써 내 철학이 있음.
내가 굶어서 사업이 망하는 순간에도
같이 일하는 가족들은 월급을 챙겨줘야한다고.

굳이 숨길 필요는 없지만 내가 돈을 넉넉히 못챙겨줘서
같이 머니아카데미아를 끌고 나가던 친구들이 상당수 떠났음

내부에서 들리던 잡음으로는
돈이 없어서 월급을 최저도 못주는데 왜 투자를 안받느냐
투자유치 자신이 없나
사업은 남의 돈으로 하는거 아니냐
월급은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는거 모르냐
법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너는 MBA 다니면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난 생각이 좀 달랐음.

리니지, 메이플 같은 헤비한 과금게임이 욕먹으면서도
그 수단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업이 돈을 벌고 직원들 월급을 줘야해서 라고 생각함

맨날 적자투성이인 바이오 상장사들도
용역을 하거나 병신같은 약물이라도 L/O를 하면서
매출이 발생하고 직원들 월급을 준단 말임

심지어 셀트그룹도 시밀러를 팔아서 돈을 벌고 있고
줄기세포 하는 기업들은 화장품이라도 만들어서 돈을 벌고 있음.

핀테크나 4차산업도 마찬가지.
AI하는 회사들도 다른 업체에 용역을 하거나
줄기세포 3D 프린팅 하는 회사들도
3D 프린팅으로 깁스를 제작하면서 돈을 벌고 있음

PER 1000배 2000배 고평가네 어쩌네하는 테슬라도
전기차, 탄소권을 팔아서 돈을 벌고 있음ㅋㅋ

그래서 내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상당히 비관적인 시야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취지는 좋아
당장 돈이 없으니 투자를 받아서
시장을 장악하든,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든 뭐든 다 좋아.

그리고 나서 돈을 천천히 벌어도 되고
미래 가치를 다 묶어서 매각을 해도 되지
그런데 이게 순서가 바뀐거임.

 

처음부터 돈 벌 생각은 없고
매각을 목적으로 스타트업을 하는거임.

 

그렇다면 투자사들은 어떤 생각으로 투자를 할까?
당연히 더 높은 밸류를 받아서
매각하는걸 목표로 한다고

이 기업이 돈을 잘벌면 좋겠지만 별로 관심없고
대표가 투자에 대출에 개인 사채까지 쓰든 관심없고
빨리 고평가 받아서 내가 물렸던 가치를 더 펌핑하라는게 목적임

 

그러다보니 회사의 사업계획서나 비즈니스 모델 등은
나를 설득해주세요가 아니라
내 다음 놈을 설득 할 수 있을까로 흐르게 되고.

물론 아닌곳도 있겠지만, 
회사가 10년간 살아남을 수 있을지
20년 뒤에 돈을 벌수 있을지는 다음 사람이 고민해야지
내 알바 아니다.

 

그런데 투자를 받으면 있잖아
대표는 어떻게 해서든 밸류를 키워야함.

어떤때는 그게 전제조건이기도 함.
매출, 특허, 고평가할 수 있는 신제품 출시
뭐가 되었든 밸류를 키워서

'이전 투자자를 탈출'시켜줘야함

 

언제까지?
매각이나 ipo 까지

그래서 투자 라운드를 돌고 계좌에 입금되자마자
다음 라운드를 도는 기현상이 발생하기도 함

 

기업가치 500억 회사의 대표라고
그 500억이 다 돈이 아님ㅋㅋ
그걸 누가 500억에 통으로 사줘야 500억이지

저희 기업가치 500억인데 50억에 사시겠다고요?
그래도 쫑나면 50억에 팔고 투자자들한테 먼저 돌려줘야함 ㅋㅋ

 

잘되는게 더 문제임
연에 30억씩 법인 계좌에 현금이 꽂히기 시작하는데
투자자들이 3년전에 1억 줬던거 10억으로 갖고와라 하면
어쩔 수 없이 더 비싸게 투자를 유치하거나
1년 수익의 30%를 떼줘야하거나
구주매입으로 3년간 1000%짜리 초고리대금을 융자 받은거지
vc들은 배당같은걸로 원금 회수하는데 관심 없거든

그래서 잘될것 같으면 오히려 투자를 안받는게 맞다고 판단했음

투자자들한테 욕 좀 먹고 회생하면 되겠지 뭐 ㅋㅋ
그런데 몇십억 ~몇백억 단위 투자를 받고
망하면 먹는 욕이 어느 수준일까

물론 그 정도면 개인들한테 설거지하려고
다같이 힘을 모아서 ipo를 밀어붙여야겠지
난 IMF랑 리먼사태때 안망해봐서 어느 수준일지 잘 모르겠다.

https://www.hankyung.com/finance/article/202201110315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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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상장을 시작이 아닌 끝으로 여겨…책임경영 절실", 스톡옵션 '인사 참사' 격랑 철저한 성과주의…보상 강조 피해 생기면 책임 회피에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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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수준에서 멈추면 다행이지 ㅋㅋ

그런데 진짜 금융위기급으로 모두가 망해서
IPO는 고사하고 투자사도 망하고
개인 대출도 남았는데
'망한 사업가/스타트업 대표'라는 꼬리가 붙으면
진짜 자살하고 싶지 않을까

 

그리고 난 '금융위기급으로 모두가 망하는' 스토리도
빠르면 2년 늦어도 3년내 올거라고 생각함

 

그래서 창업을 하나의 컨텐츠로 삼아서
2년~3년내 매각하고 튈 자신 있으면,
혹은 엔씨, 넥슨처럼 초하드 과금으로
최후에 돈을 벌 자신이 있으면
투자를 받아도 되지만

 

냉정하게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고
매각 자신/의지가 없거나,
돈벌 자신/의지가 없으면
투자 받는건 좀 피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이도저도 안되면서 물렸다면
어쩌면 손절하는게 맞을지도 모름.
아니면 사기에 가까운 모델을 제시해서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빠르게 저평가라도 매각해야함

 

참고로 카카오는 거의 15년만에 상장했고
IPO는 보통 준비에만 2년이고
미끄러지면 2년 ~ 3년 더 걸림

그리고 난 이 벤처붐에 남은 시간을 길게 봐줘야 5년이라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