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생의 금융노트

과학고생의 금융노트 - 36. 부록 : 머니타임즈 이야기 (5)

자본주의빌런 2024. 5. 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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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카드 : 검정 타임즈는 자주 볼 수 없는 뉴스 카드야. 보통 10년에 한 번 폭락과 폭등이 오고 누군가에게는 큰 돈과 명예를, 누군가에게는 복구 불가능한 손실을 주기도 하지. 이때도 레드 타임즈와 블루 타임즈의 설명처럼 하락은 짧지만 깊고, 상승은 얇지만 길어서 대부분 급한 반등보다는 쇼크에 대해서만 들어봤을 거야. 물론 이때도 뉴스에서는 더 길게 하락과 상승에 대해 경고해줘서 충분히 피할 시간을 줘.

미국 블랙먼데이 (1987, -90%) : 1987 1019일 미국 증시가 하루만에 22.61% 하락하며 역사적 폭락을 했어. 이후 홍콩 , 호주, 스페인, 영국, 캐나다 등 전세계의 주식시장이 따라 기록했고. 당시 우리나라에도 증권시장은 형성되어 있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증시 직접투자, 코스닥 시장, 선물시장 등 선진화가 갖춰지기 전이라서 영향은 거의 없었어.
이 하락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많지만 결론적으로는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아서 하락이 시작했고, 배경으로는 프로그램매매가 하락을 가속화 시켰다는 해석이 있어.
1980
년대 미국 증권시장은 금융공학 방식이 주목 받았어. 어려운 수식을 계산해서 미세한 수익이 발생할 수 있으면 금융상품을 빠르게 사고 팔면서 돈을 벌기도 했고,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면서 경우의 수와 확률을 계산해 수익은 최대로, 손실을 최소로 하는 프로그램 매매도 유행했지. 수익이 커질 수 있으면 비싸도 더 사고, 손실이 커지면 급락에도 손절 주문을 넣는거야.
이때 1% 하락이
1% 하락시 매도라는 프로그램을 건드려서 매도하게 만들고, 2% 하락이 2% 하락시 매도, 3%, 5%, 10%... 이런식으로 하락이 하락을 만들어 역사적 폭락이 나온거지 하락이 가속화 되었다는 이야기야.
손실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최대화 하려던 노력이 결국 시장의 폭락을 이끌게 된 셈이지. 증시가 하루에 20% 넘게 폭락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0%에 가깝겠지만 100년에 한번이라도 나온다면 0%는 아닐테니까. 이런 이례적인 현상을
블랙스완이라고 해.

아시아 신흥국 외환위기 (1997~1999, -50%) : 우리나라의 IMF 사태를 포함한 1997년 신흥국 외환위기야. 태국이 우리나라로 치면 원화인 밧 고정환율을 폐지하면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외국 자본의 이탈을 막으려고 루피아 변동폭도 확대하면서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금융시장이 공격받기 시작하지.
한편 우리나라도 5조짜리 공장을 4조의 대출로 짓거나, 매출을 담보로 원자재를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레버리지를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외환 보유고도 적은 상황에서 아시아 신흥국들의 환율이 다같이 흔들리며 위기를 맞았자. 그 결과 많은 기업들이 부도가 나고,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위기가 오지.
다만 IMF 경제위기가 절대 부정적인 효과는 없었다고 생각해. 다소 갇혀 있었던 우리나라 경제와 금융시장에 외국인 투자 자율화, 정리해고제 도입으로 무능한 직원에게 정년을 보장하지 않고 새 직원을 뽑을 수 있도록 고용이 유연해졌고, 결과론적으로 우리나라가 외환 보유고를 늘려 같은 위기에 더 강한 내성을 지니게 된 계기니까.

유럽 국가 부채 위기 (2010, -50%) :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 1997IMF 위기를 겪었던 것 처럼 유럽에서도 연쇄 금융위기가 있었어. 이때 원인은 외환보유고나 공격적인 레버리지가 아닌 세금 인상과 사회복지지출 확대, 부정부패와 탈세 등 금융문제가 아닌 정치와 경제 체제 요소로 내부부터 무너져 나간거지. 게다가 유럽국가들은 유로존으로 묶여서 한 국가가 흔들리면 유로존내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거야. 그래서 그리스의 위기는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으로 퍼지게 되었어.
유로존은 화폐를 통일해서 안정성과 무역효과, 관세혜택 등을 확대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책임도 다같이 나눠지면서 소음이 있었던게 터진거야.
한편 영국은 유럽연합 가입국가이면서도 유로가 아닌 파운드화를 사용하는 등 미묘한 스탠스를 취하다가 결국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 유로존을 탈퇴했어. 당시 미국 대통령 트럼프를 주축으로 일본 아베 총리, 중국 시진핑 주석, 러시아 푸틴 대통령,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북한 김정은 등 각국 스트롱 맨 (Strong Man)들의 자국을 최우선 분위기도 한 몫 했어.

중동 오일쇼크 (1973, 1978, -50%) : 중동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석유와 전쟁이지? 모든 금융상품 중 석유가 수요와 공급원리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까 싶어. 수요와 공급이라는 내용은 필요로 하는 사람이 (수요) 많아지면 가격이 오르고 팔 수 있는 사람이 (공급) 많아지면 가격이 떨어지는 가장 기초적이고 단순한 원리야.
1
, 2차 오일쇼크는 전쟁 때문에 석유의 가격이 흔들렸고, 그로인해 전세계적으로 금융시장에 혼란이 왔던 사건이야.
중동지역의 종교 중 다소 과격한 이슬람교에는 수니파와 시아파라는 두개의 파벌로 갈리는데 사상이나 가치 등에 차이가 있었어. 처음에는 평화롭던 두 종교 분파가 2차 세계대전이후 여러 국가의 개입과 정치적 우위 등을 목적으로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고 전쟁을 하기 시작했지. 진짜로 미사일을 쏘고 사람이 죽는 전쟁 말이야.
전쟁에서 물자나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고 중동은 석유를 자원이 아닌 무기로 삼기 시작했어. 석유가격을 올려서 돈을 벌고 무기를 사는
자원이 이제는 우리 종파를 지지하면 석유를 팔겠다. 그렇지 않으면 석유를 팔지 않겠다는 무기가 되어버린거지.
한편 석유는
페트로 달러로 아직도 조용히 무기로써 쓰이는 흔적이 남아있어. 페트로 달러는 석유를 팔아 얻은 달러라는 뜻이지만 석유는 달러로만 결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통용되고, 석유에 대한 패권은 미국의 영향이 있다는 뜻이지. 한때 중국이 위안화로 석유를 거래하며 페트로 위안을 도입하려 시도는 하지만 글쎄. 결과는 지켜봐야겠지?

중남미 외채부담 금융위기 (1982, -50%) : 짐바브웨에는 한때 100조 달러 지폐가 있었어. 평균 물가상승률이 매일 99% 정도 오른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의 하이퍼 인플레이션 때문인데 하이퍼 인플레이션이면 국가의 화폐 시스템이 망가졌다고 봐도 되지.
짐바브웨가 아니더라도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체코, 브라질 등 남미 지역에서는 금융위기가 한 번씩 반복되는데 위기가 반복되는건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거겠지? 중남미의 문제는 과한 외채부담과, 무역구조도 있겠지만 특이한 점은 정치적 리스크야. 전세계적으로 물자와 자원, 외환, 투자가 자유로운 상황에서 정부 정책이 법인세를 낮추며 시장에 친화적이었다가 기업의 국영화, 민영화로 투자금의 회수가 난처해지며 시장 비친화적으로 바뀌는 등 정치를 믿을 수 없는거지.
실제로 20198월 아르헨티나에서는 포퓰리즘 후보가 대선에서 우세하다는 소식만으로 증시가 38% 폭락하고 페소화 가치가 30% 까지 떨어진 사례가 있었어. 미국 증시는 3%만 하락해도
급락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하루 하락폭이 38%면 급락, 폭락이 아니라 시장이 망가졌다고 판단해도 되지. 한편, 이 폭락은 역사적 증시 폭락 기록 가운데 2번째 폭락인데 첫번째 최악의 폭락은 스리랑카의 내전발생으로 60% 하락이야. 증시 입장에서 반시장적인 정부인사는 전쟁 다음으로 치명적이라는 해석일수도 있겠지.

은행 파산과 예금자 보호 (+100%) : 은행에 예금을 넣어뒀는데 은행이 파산하면 내돈은 어떡하지? 이럴때를 대비해 예금보험제도가 있어. 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에서 평소 보험료를 예금보험공사에 납부를 하고, 금융기관이 예금을 지급 못하는 상황이 되면 보험공사에서 보장을 해주는거야. 다만 한도는 이자를 포함해 5,000만원이라서 은행 예금에 1억이 들어있어도 5,000만원만 보장이 되고 나머지는 파산한 금융기관에서 채권을 발행하고 추후에 돌려받을 수 있지. 이 제도는 1999년도에 원금만, 2001년에 원금과 이자, 2000년도에는 2,000만원, 2001년에는 5,000만원 등 조금씩 바뀌고 있어.
한편 은행이 파산하는 수준의 금융위기에서 5,000만원을 보호 받아도 그 5,000만원이 가치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때 되면 준비가 된 우리들은 포트폴리오를 안전자산으로 분배해 방어적 태도를 취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