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모음/일상

자산운용사 미국 주식 담당 면접썰

자본주의빌런 2024. 2. 1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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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회사인지는 결과 나오면 공개함. 이제는 다시 여의도로 돌아갈 생각이라 추스리고 괜히 나대고 싶지 않아서 ㅎㅎ
 
 
오전 10시에 실무진 + 인사팀 1차 면접을 한시간 좀 안되게 봤다가, 그대로 본부장 면접을 한 30분 정도 더봤음.
 
인성 면접의 일부로 내 히스토리는 구구절절하게 설명할 필요 없을것 같고, 언제나 그렇지만 회사를 만만하게 보거나, 내가 잘났다고 생각하지는 않음
 
그리고 이름있는 회사지만 S사, M사, K사같은 대기업은 아닌 중견/중소다 보니 일당백 해야하는 조직이기도 하고 에이스들만 모여있어서 실력 검증이 꽤나 깊게 들어감
 
예를 들어서 본인이 가장 최근 좋게 보고 있는 헬스케어 기업 한 3개 말해봐라.

써모피셔, 우시바이오, 휴마나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매크로 관점에서 경기침체가 짧지 않을것 같다. 성장성, 가치 같은 기대감보다는 실제 매출과 실적이 나오는 펀더가 좋을것이라 판단했다.

시약, 분석 장비, 유통하는 써모피셔나, 바이오에 있어서 OEM/ODM 같은 CMO기업 우시, 의료보험 회사인 휴마나 긍정적으로 봤다.

써모피셔 피어그룹은 뭐가 있느냐/경쟁력은?

최근 공부 많이 안했다. 다만 섹터내 업종 측면에서 대장이라고 할 수 있는 관점에서 써모피셔를 이야기했고, 대학에서 연구하던 시절이나 국과수 근무중에 다 써모피셔만 작성해 봐서 MS가 높거나 품질이 좋거나 가격 경쟁력이나 영업력이 좋거나 하다고 생각했다.
 
그럼 우시는 왜?
론자, 삼성바이오와 비교했을때 캐파나 중국이라는 리스크가 있다는 점은 알고 있다. 그런데 최근 IRA 관련해서 제제 받고 주가가 급락했다면 펀더멘탈은 상했지만 가격은 과하게 빠지면서 매력적인 자리에 왔다고 생각한다.
 
휴마나는 뭐... 이것도 최근에 인수무산되면서 주가가 좀 휘청였지만 인수라는 이슈가 주가에 급등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루 20%씩 올라야 급등이라고 생각하지, 그냥 하루 2~5% 왔다갔다 하는건 그냥 기업이 제 자리 찾아가는 것.

다만 재무적 리스크가 합격선이 아니었다거나, 내부 비즈니스에 구멍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기존에 없던 리스크가 추가된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델링 해본적 있느냐.

없다. 당시 워낙 저금리 기조가 지속된 터라 특히 적자인 바이오 기업의 밸류를 찾는 피어나 파이프라인 평가 등의 방법을 공부했다.

다만, 선배나 사수의 대형주를 어떻게 했는지 스터디는 해봤다. 그러나 기업의 BM에 따라 모델링도 다르게 하는 것 같아서 용어 정도만 알아듣고 대략의 숫자들이 어느 정도인지만 알고 있다고 봐주시면 된다.
 
 
최근 비만치료제 어케 생각하느냐

하나의 거대한 테마가 불고 있다고 본다. 과거 블록버스터 항암제가 나오고 병용, 임상수탁, 제형 등 다양한 산업이 나왔듯, 비만치료제도 와 매출! 와 신산업! 보다는 동양 vs 서양, 생산, 유통, 제형 등 다양한 산업이 파생될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 노보노디스크가 카탈란트에 생산 맡기고 있었는데 릴리가 카탈란트를 인수하면서 서로 소송이 붙었다는 점에서 거대한 테마가 생겼다는 감이 왔고

임상측면 부작용이 있었는데 자살충동이더라. 그런데 뚱뚱한 사람들이 우울감, 자살충동을 느끼는건 질병/부작용의 요소라고 볼 수 없지 않느냐. 차라리 실제 몸무게 감소 효과가 없었다. 당뇨, 대사성 간질환이 합병증/부작용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테크 기업들은 뭐 스터디해봤냐.

RNA 랑 CNS 봤다.
사실 RNA는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진짜 될까? 하면서 모더나를 봤었고 긴가민가 했지만 코로나 수혜 받으면서 내 리서치와 상관 없이 운빨이라고 결론 내렸다.

종양이야 뭐 HER-2 리셉터, 이중항체까지 확장되는거 기작 알고 있다.

한편 CNS도 특히 바이오젠. 치매치료를 하는데 임상이 베타아밀로이드의 농도나 양의 감소를 보는게 아니라 종이를 접을 수 있는가, 이름을 말할 수 있는가 이런것들은 판단 기준으로는 모호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공부를 깊게 하지 않은것 들켰음...
 
엑셀, 블룸버그, 피피티 같은 툴들 다룰줄 아느냐. 네 할 줄 압니다.

영어 할줄 아냐. 소통은 가능하지만 컨콜은 라이브로 듣는건 100% 이해 못하고 부족한 부분 천천히 들으면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 영어 자료 검색하는건 문제 없다.

영어로 어제 뭐하셨는지 설명해주실래요. 어제 집에서 아무것도 안했습니다. 그럼 지난 주말이요. 아 저는 솰라솰라 아임파인땡큐앤유. 두유노 김치.

이전회사 다닐때 좋았던점, 안좋았던점 말해봐라 이런것들도 잘 넘겼고.

만약 레퍼첵하면 거기서도 사고뭉치였나요? 하면 물음표가 온점이 되는 그림이라...ㅠ
 
아무튼 제반업무, 어학, 최근 동향, 테크에 대한 깊은 내용이나 Finance 백그라운드가 아쉬운점을 보충해야된다는 피드백 받고 본부장 면접으로 이어졌고 그 내용은 비밀로 함
 
늘 그렇지만 면접볼때 거짓말은 되도록 안하는 편이고, 이렇게 저렇게 서술하는 것들은 아는척하고 있다기보다

내가 이정도의 이해도를 갖고 있다고 봐주시면 된다. 그러니까 냉정하게 평가해주시면서 키워볼만 한지, 다른 후보자를 좀 더 찾아볼지 판단해달라.
 
결과적으로 내가 할 고민을 기업에 넘기고 왔음.

나의 역량이나 스킬셋, 애디튜드 같은 긍정적인 측면은 베이스라인이 높다기보다 엣지있는 편이고 숨길 수 없는 리스크는 상당히 치명적일 수 있음. 일단 평범하지는 않다고 생각함.
 
난 면접에서 떨어지면 기업에 분노보다 미안한 감정을 가지는데. 나도 기업입장에서 내가 베스트 픽은 아니라는거 알고 있고, 그 사람들은 시간이 얼마나 비싼 사람들인데. 그럼에도 이렇게 까지 검증 절차를 가지고 부적합 판단을 내리면 이건 내가 조직에 손실을 입혔다는 생각을 함.

특히 코멘트 받는거나, 내가 스터디한 것들에 대한 방향성 검증 측면에서는 무료로 컨설팅 받는 꼴이라고 생각하는 수준.
 
아무튼 좋은 결과 있으면 블로그는 더이상 안할것 같고, 아쉬운 결과 있으면 방구석에서 부랄이나 긁고 있겠지.

완벽은 아니었지만 느낌은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