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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썰 - 일본의 모습, 경제카테고리 없음 2020. 7. 18. 15:11728x90
앞서 말했듯 미래는 일본에 있다.
퇴사준비생의 도쿄라는 책도 되게 신박하게 읽었었는데 조금 더 눈에 띄는 대로 내가 관찰한 몇가지를 키워드 식으로 공유해드린다.
3-1. 고층 건물이 진짜 많다.
대한민국에도 고층 건물이 많다. 강남, 종로, 여의도를 비롯해 시내에는 20층 ~ 30층이 많다. 도쿄 중심부 시내만 다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기본 40층은 되어보였고, 높은 건물은 63층도 넘어보였다. 궁금해서 찾아보았는데 당시 긴자의 땅값은 버블경제 시절을 넘었다고 한다. 그 와중에 10층짜리 유니클로에는 중앙이 뻥뚫려있고 3,000엔짜리 청바지를 팔고 있었다. 와. 저 자금은 어떻게 만들어내는 것이며, 그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은 어디인가.
이게 그 가운데가 뻥뚫렸고 마네킹이 회전하는 도쿄 긴자의 12층 유니클로임
3-2. 실내 흡연실이 많다.
나도 식후에 커피보다 담배를 찾는 애연가라서 이 부분이 신기했다. 일본에는 실내 흡연실이 많다. PC방이나 실내 흡연실을 이용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흡연실은 냄새가 심하고 옷에도 금방 배어서 불쾌하다. 그런데도 실내 흡연실이 굉장히 깔끔하게 운영되고 있다. 시민성인지 첨단기술인지 잘 모르겠다.
3-3. 캐릭터 굿즈
기념품 상점에 가면 어딜가도 피카츄가 보인다. 이미 결말까지 다 나온 강철의 연금술사, 이름은 모르겠지만 귀여워서 사고 싶은 각종 캐릭터와 아이템이 많다. 1,000원 짜리 볼펜에 캐릭터를 넣으니 8,000원이 되고, 카드지갑에 캐릭터를 넣으면 2만원이 된다.
피규어나 볼펜, 카드지갑 말고 달력이나 화투까지 어떠한 아이템에도 캐릭터 프리미엄이 어마어마하게 붙는다는 창조경제를 체감했다. 우리나라는 왜 이런걸 못하지? 아 김치워리어... 아니 카카오가 있었지
3-4. 섬세함
장난감 백화점 1층에 있는 파티용품이다. 몰래카메라용 똥 모양 플라스틱 모형인데 디테일이 너무 신기하고 대단해서 폭소했다. 혹시 진짜 똥은 아니었을까?
또 장난감 백화점 4층에 미니 RC카 트랙이 있는데 한 편에서는 엔지니어분이 수리 서비스를, 그 옆에는 해설과 뒤편 전광판에는 타임레코드도 있었다. 사실 여기서 4차 산업 장난감 가게는 포기했다. 난 이정도 장인정신과 감성을 도저히 흉내도 낼 수 없다.
3-5. 부동산/방값
모두 알다시피 일본의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금리다. 다시 말하면 현물자산, 하다못해 현금도 계좌에 넣어두는 것보다 실물로 보유하는 것이 낫다. 직관적으로 부동산이 엄청 비쌀 것이라고 생각했고 얼추 물어보니 1인 가구도 월세 50만원 ~ 70만원은 기본이라고 한다. - (내가 일본말을 잘 못해서 부정확함) 중산층이 집을 사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3-6. 만약 내가 일본의 평범한 학생이라면?
연봉으로 1억을 받아도 내 집을 소유하는 것이 불가능 할테니 어차피 월세는 비용이다. 그렇다면 월 300 벌고 월세 70 내는 힘든 직장보다 월 200 벌고 월세 30 내는 지방 소도시 알바가 더 낫고, 꼭 마이너스 금리가 아니어도 남는 돈이 없도록 더 열심히 소비해야겠다는 결론에 직관적으로 도착했다.
게다가 애니메이션 장르에서도 단순 캐릭터 굿즈 부터 메이드 카페, 코스프레 축제까지 넓은 배리에이션이 있고 한계가 없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과 상상을 보여주는 드라마도 많다. 빠칭코는 동네마다 하나씩 있었고 경마장이나 인형뽑기방, 오락실도 많다.
짜잔 현지인이어도 여행객처럼 하루하루를 즐기면서 살고 싶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아마 나도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면 취미로 공부하는 니트족, 프리터, 오타쿠가 되지 않았을까.
3-7. J - 프리미엄
일본에서 지낸 하루하루는 서비스를 받는 느낌이었다. 3평 고시원에서도 ‘잠’은 잘 수 있지만 돈을 더 내더라도 8평 원룸이 낫고, 구형 보다 신형 스마트폰을 사는 것처럼, 같은 하루라도 서비스를 받고 살게 된다면 프리미엄을 어느 정도 얹어도 납득 가능이다. 내 머릿속 일본은 항상 길거리가 깨끗했고 하늘은 맑았다.
3-8. 피로
휴식도 하고 바람도 쐬고 싶어서 간 여행인데 어쩌다 보니 출장을 나간것 같았다. 하루라도 더 많은 것을 보고 싶고 배우고 싶었다. 안타깝게도 끼니는 대충 편의점 간식으로 때웠지만 오이시했다. 예쁜 야경에 취해 카메라에 담을 생각을 못하고 눈에만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