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SNS글모음 - 10년이 지나고 나서 느끼는 과학고부심
    자본주의 대나무숲 - 1 2020. 8. 2. 21:29
    728x90

    SNS글모음 - 10년이 지나고 나서 느끼는 과학고부심

     솔직히 졸업 한 5년 차 까지는 부심 못부렸음. 중등부때는 올림피아드고 영재원이고 다 박살내면서 나름 날아다녔는데 고등학교 첫 입학고사에서 물리 14점 받음 ㅋㅋ 100점 만점에...

    과고에는 전국이 아니라 세계 수준의 올림피아드 수재들이 있음. 전세계에서 수학 1, 2, 3등으로 잘하는 애들이랑 같은 수업 듣는다는 자부심? 그 결과 난 과학고에서 수포자 됨. 1학년 때는 수학1에서 163명중 163등 함. 쌤 잘 지내시죠? 저는 포기했어요.

     

    과고에서 잘했으면 서울대 갔지 유니스트 안갔다는 농담있잖슴. 딱 그거였음. 나한테 과고는 불명예제대 같은 느낌이어서 좀 피했는데 이제는 자부심 느낌. 물론 벌써 미국 헤지펀더, 삼성, 하닉은 기본이고, 5급 공무원, 의사, 변호사, 변리사, 사업가 인생 초패스트 테크 타는 멋진 친구들에 대한 자부심도 있지만 나는 과고에서 '관찰력', '생각하는 힘', '질문하는 것'을 배움. 한 마디로 메타인지임.

     

    학생 때는 엄청 존경하는 사람이나 롤모델, 마음속 히어로를 만날 기회가 꽤 있음. 학생이라고 하면 만나기 힘들고 귀한 사람들도 웬만하면 다 시간을 내 주고 밥도 사줌. 더 어른이 되면 안 됨.

    가령 어떤 사업가가 워렌 버핏이랑 점심 먹으려면 40억인데 학생이 저랑도 점심먹어요 하면 네 교통카드만 들고 와요 한다는 말임.

    이건 아주 점심이나 시간을 넘어서 기회잖슴? 헤헤 감사합니다. 셀카 찍어서 인스타에 올려도 되나요? 이런거 말고 아주 알찬 질문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임.

     

    기껏 워렌 버핏 만나놓고 델타항공 사요? 기법 같은거 있나요? 이딴 roTlq소리 말고 차라리 제 계좌가 제자리 걸음 합니다. 아빠가 주식할 돈으로 적금, 계모임하는데 어떻게 설득해야하나요. 이런거를 물어 보는게 낫지 않겠음?

     

    UFC선수를 만나도 맷집이 어떻게 그렇게 좋아요. 스피드는 어떻게 그렇게 빨라용 이런거 말고, 은퇴해야겠다는 생각은 언제 했나요. 도저히 못이기는 상대라는걸 직감하고 기권 했을때 다음 링에 어떻게 올라갔나요. 혹시 프로님도 한계선을 부시고 올라갈 때 여러번 무너지고 시도했었나요 이런걸 물어봐야 한다는 것.

     

    이런 질문의 퀄리티는 끝없는 생각이랑 시행착오, 실패에서 비롯됨.

    혼자 몇날 몇일을 끙끙대고 물리력이나 자본력, 시간으로도 해결해보고 아 tlqkf whw같네 하고 다 집어던졌다가도 주섬주섬 챙겨서 다시 덤볐던 그 의문을 히어로에게 던져야함.

     

    그러면 아마 그 사람도 해결 못했을 거고, 그 당시에 어려움을 헤쳐나간 경험을 풀어줄거임. 간단하게 해결되면 내가 그만큼 생각이나 노력을 하지 않은건데, 의외로 너무 몰두하느라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을 때 간단하게 해결되기도 함. 휴식이 최고의 답이다.

     

    나도 기회가 있으면 남 주지말고 내가 날려버리자는 극한의 이기주의자라서 정말 내 마음속 히어로, 존경하는 인물을 어거지로 만날 기회가 많았음.

    그런데 놀랍게도 대부분의 미스테리는 만나러 가는 길이나 처음 보는 순간 내가 갖고 있던 의문이 모두 풀려 버리는거임. 그래서 qudtls 같은 질문을 많이 하고 스스로 한심하게 굴면 내 히어로들은 귀신같이 그걸 눈치챔ㅋㅋ 혹시 오시는길에 해결 된 건 아니죠?

     

    내 마음속의 히어로들은 여전히 범접할 수 없는 히어로이고 난 여전히 roqkq인데 이제는 더 이상 한 번만 만나주십쇼. 도와주십쇼. 구원해주십쇼. 할만한 건 없는것 같음. 오히려 그때 감사했습니다. 조금 더 지켜봐주십쇼. 다음에 더 멋진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라는 말을 꺼내게 되더라고.

     

    그럴 때 과학고 자부심 뿜뿜함.

    댓글

금융은 예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