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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S글모음 - 기부에도 철학이 필요하다
    자본주의 대나무숲 - 1 2020. 8. 2.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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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글모음 - 기부에도 철학이 필요하다.

     

    0. 자기가 혜택을 받았거나 마음의 빚을 청산 하는 행위가 기부라고 생각함.

    티를 많이 내긴 했는데 나 서울대학교 어린이 병원에 100만원 기부함. 뿌듯하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했는데 솔직히 기부라는건 좀 아쉽잖슴. 어차피 대가를 바라지 않았지만 돈이나 재능이나 특히 시간이 많이 아까워. 그래서 기부에도 철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함.

     

    도움을 받았던 정치단체나, 사회시설, 개인적인 감사표현 다 좋음.

    다만, 맹목적으로 돈이 남아서, 시간이 남아서, 스펙을 위해서, 사회로부터 박수를 받기 위해 하는 봉사나 기부는 굉장히 소모적이고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함. 난 이름도 모르고 어떻게 쓰일지도 모르는 난민기부 유니세프 기부하는 사람들 다 qudtls 취급함.

     

    내 기준은 내가 받은 도움을 돌려주는 것이라 생각함. 살면서 적당한 수준의 산전수전을 겪고, 파격적인 도움을 많이 받아왔는데 대표적으로 키워드를 3개 뽑아보자면 건강, , 교육 3가지라고 생각함.

     

    1. 건강

    어렸을 때부터 병원에 꼬박꼬박 출석체크하고 다님. 요즘도 연 2회 병원가서 검사하고 아직 죽을 때가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 체크함. 꿈이 소아과 의사인것도 이 영향이 컸고, 나뿐만 아니라 형도 의료 관련해서 도움을 꽤나 많이 받음.

    그래서 난 학생때 헌혈도 많이 하고 싶었는데 내가 피를 뽑으면 헌혈버스를 나가다 쓰러질거래. 그래서 내가 가진거 나눠줘봐야 쓸모가 없겠구나 싶어서 가장 쓸모있는 모발을 기부했었음. 소아암 환자들 가발 만들어 주는거였는데 인조 모발 쓰면 뻣뻣하고 알러지도 일어날 수 있대서 사람 모발이 더 좋다고 함.

    2년 길러서 기부했고, 이 정도는 받아도 누군가가 쓸 수 있겠지해서 알코올이랑 니코틴 함량 줄이느라 고생했다. 운동할 때 머리카락이 눈에 찔리는거랑 기숙사 엘리베이터에서 친구들이 엉덩이 만지고 가는 거는 몇 번 당하니까 즐기게 되더라. 조만간 미투한다... 두고보자 toRlemfdk. 내 목소리가 증거다ㅋㅋ

     

    2.

    그래서 이번에 병원에 기부한 것도 직원들 다 횡령하더라도 의사쌤들 포카리 한 병이나, 간이침대 한 개정도 놓아주면 아이구 감사합니다. 생각하려고 딱히 사용처를 묻지 않음. 그런데 오히려 기부금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하고 물어보더라. 지원금 사용처에 대한 공지를 하면 쌤들이 피티를 하고 그에따라 적당한 사업에 적당한 지원금을 배정해준대.

    개인적으로는 소아과에 의사만을 위해 사용되었으면 좋겠음. 최신 의료기기를 사던, 간이침대나 휴게실에 안마의자 같은거, 정 안되면 든든한 햄버거라도. 아직도 내 인생 충성심 1순위는 의사임. 소아과 의사만 가입할 수 있는 자본주의 빌런 단타 펀드 만들어서 그분들 돈 걱정 안하고 사람 살리는 데 집중하게 만드는게 꿈이다.

     

    3. 교육

    그런데 교육은 돈이 되더라ㅋㅋ 난 자본주의 노예라서 과외 같은 것도 많이 했는데 교육봉사도 나름 많이함. 학생때 했던 멘토링이나 활동들 이것저것 합쳐보면 500시간이 넘었던 것 같음. 보수를 받은 것도 있지만 받지 못한 것도 있는데, 그래도 한 100시간은 나눴음. 증거? 어허! 이 못 된 사람아 선행에 증거를 찾고 그러나!

     

    남들이랑 같은 시간에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대학 수준 교육을 받은 것도 분명한 혜택이니까 나눠야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교육봉사 같은거 할 때는 교과과정 같은거 경시하고 내가 받았던 멘토링, 영재교육 이런거 위주로 했음. 대학생 되고나서 돌아봐야 파스칼의 삼각형이 그때 뭐가 중요하고 열역학 제1법칙 실험이 뭐가 기억나겠냐만 기사랑 건달이 사는 섬에서 거짓말하는 거 찾아내는 추리력이나, 논리 회로로 알고리즘을 알려준 것 등. 이건 나만 할 수 있고, 내가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음.

     

    4. 남는거 말고 좋은거

    어릴 때 엄마가 요리하실 때 옆에서 알짱거리면 다칠까봐 가만히 있는게 도와주는거라고 하잖슴. 마찬가지로 무료 급식소에 쌀을 갖다 줬는데 거기에 벌레 나오면 난처하잖아. 음식물 쓰레기 처리한 것도 아니고. 의류 나눔을 받았는데 곰팡이 피어있어도 기분 엄청 나쁘겠지. 그래서 나는 적어도 내가 받았을 때 쓸 수 있는 것 정도가 최소한이라고 생각함. 돈이든 시간이든 지식이든 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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