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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시절 꿈꿨음
    생각 모음 2021. 2. 2.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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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새벽 3시 반인데 어린시절 꿈꾸다가 불쾌하고 서럽고 속상하고 미안하고 온갖 복잡 미묘한 기분이 섞여서 꿈에서 깸.

     

    실제로 그런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어렸을적 육아 비디오랑 사진이 3자 시점으로 재생되는거였는데 완전 어렸을 때, 사리 분별이 안되는 4~5살 장면으로 추정됨.

    이유는 모르겠지만 명절에 친가 외가보다 교회사람들과 시간을 보냈던 장면이나, 코피를 줄줄 흘리면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가 아빠 팔에 들려 병원에 가던 기억들. 처음으로 키우던 강아지가 아파서 낑낑대는데 병원에 데려갔지만 해결할 돈이 없어서 끝내 무지개 다리 건넌 기억. 그리고 과학 전시관, 체험관 같은 곳에서 인솔 선생님 잃어버리고 패닉에 빠져서 모르는 어른 손잡고 떠나가라 울던 기억들.

     

    그런데 장면 중 한번은 카메라에 엄마 아빠 얼굴이 보인거임. 너무 앳되보이면서 묘한 당황스러움을 느꼈음.

     

    생각해보니 내가 93년생인데 엄마 아빠가 66, 67년생에 난 둘째임. 26살 쯔음 형을 낳으시고 27살 쯤 날 낳으신건데 내가 국과수 다니던 한 3년전 나이에 내가 태어난거임.

    엄마도 아빠도 부모님은 처음이었을텐데, 본인들도 풍족하지 못한 집안에서 자라면서 아픈 아들놈 2명 키우면서 죽네사네 했을텐데. 실수였든 본인들이 원했든 아이가 생겼으면 애지중지 하고 본인들 황금기에 욕심이나 꿈, 젊음도 다 포기했던 시절일텐데.
    그 사람들의 20대에는 달달한 연애나 불타는 젊음보다는 매일매일 전쟁 같은 육아의 연속밖에 없었겠지.

    회사에만 가도 처음 입사하면 얼타는데 애기가 울어. 말도 안통해. 기저귀나 분유 먹이는 등 내가 할 수 있는 모든걸 다 했는데 울어. 힘들어. 그걸 몇년이나 해. 그러다가도 한 번 꺄르르 웃는거 보는 행복에 밤낮없이 자다깨면서 육아를 한단말임.

    회사에 가면 사수가 도와주고 모르면 입사동기한테 물어볼 수 있음. 익숙해지면 적응도 되는데 육아는? 유튜브가 있어 뭐가 있어. 옆집 베테랑 아주머니한테 한번만 더 도와달라고 다큰 어른이 보채면서 도움을 구걸하는건데... 또 매번 상황이 다른거자나.

     
    내 서글픈 기억들도, 어린시절 결핍에 대한 서러움도 다 그들 보여줄 수 있던 최고의 것들이었으리라

    그러면서 어떻게 알고 영재교육이나 의료보험 같은거 다 챙겨준 엄마가 참 대단한것 같음.

     

    다소 투기적인 트레이딩이나 적극적인 도전, 밥먹듯 퇴사 하는 그 자신감이 미혼 싱글이라는 점을 다 알고 있는데.

    본인들의 황금기를 바쳐 키워낸 내가 너무 쌍놈이 되버린것 같기도 하고. 

     

    꿈꾸다 잠깬건 처음이네. 괜히 어린시절 살았던 난곡동 달동네 근황이 궁금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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