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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고생의 금융노트 - 42. 투자를 한다는 말과학고생의 금융노트 2024. 5. 28. 23:50728x90
(목차) 2. 투자를 한다는 말
이 이야기를 풀어도 될까. 고민의 이유는 나만 아는 이야기이고 진짜 귀하고 얼마를 줘도 풀 수 없는 판도라의 비밀 상자 같은 그런 이유도 있지만,
혹시 내가 틀렸으면?
아무것도 모르고 불법 리딩방, 대여계좌, 이상한 다단계 코인 그런것들에 속은 형들이 이 글을 보고 지푸라기 잡는 심정이든 진심으로 마음잡고 공부하려는 마음이든 아무튼 접근했는데 뻘소리만 적혀있고 틀린말 할까봐. 그래서 한글자 한글자에 엄청 신경쓰고 예민하게 굴고 있지만.
조심스럽게 푸는거야. 우리만 알자.
금방 주식의 정체에 대해 이야기했었지? 이번에는 주식으로 돈 버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볼텐데 주식을 산다는 의미가 무슨 뜻인지 먼저 살펴보려고 해. 먼저 투자와 대출의 의미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가보자.
경제의 원리에서 중앙은행이 시중에 돈을 뿌릴때 (유동성을 공급할 때) 필요할 때 회수하려고 채권이라는 차용증을 발행한다는 이야기 기억나? 그 이야기 떠올리면서 같이 가보자.
회사 입장에서 투자나 대출이나 필요한 돈을 끌어오는 점은 비슷한데 대가와 증거를 지불하는 방식이 달라.
먼저 대출 받으면 우리가 서명한 서류들도 있지만 엄밀히 말해서 채권을 발행한거야. 기억나지? 대출은 내가 채권을 발행하고 은행에서 매입하는 방식으로 돈을 빌려준거라고. 내가 빚을 갚는다는건 그 채권을 다시 매입해서 소각하는거고.
투자는 그럼 뭘 사는 행위일까? 주식이야. 드디어 나왔다. 주식을 주고 돈을 받는 장사가 투자를 유치하는거고, 돈을 주고 주식을 사는게 투자를 하는 행위야. 기억나지?
아까 인형 (회사)의 첫 상품은 주식이라고 했잖아. 주식을 산다는건 그 회사에 투자를 하는거고 내가 주식을 5만원 주고 사는 행위는 그 회사의 계좌에 5만원을 꽂아준다는 소리야. 회사 마음대로 쓰라고. 그러면 이 회사는 5만원을 마음대로 쓰고 갚지 않아도 상관 없어.
그런데 이때 이 회사가 주식의 가격을 올릴 의지도 없고 내가 샀던 주식을 다시 매입하겠다는 소리도 안하고 배당도 안하겠다면? 주식 안사면 되잖아. 그런 회사는 투자 안하면 되지. 다 자기 자유의지로 하는건데 뭘 새삼스럽게. 그런데 만약 속아서 주식을 샀다면? 또 다른 서류 잘 안 보고 돈 소중하게 굴리지 않는 호구를 찾아야지
그래서 투자는 신중해야해. 회사가 주가 관리를 하는 회사인가 (내가 다른 호구한테 더 비싸게 팔 수 있는가), 배당은 줄 수 있는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회수할 수 있는가), 혹은 월급이나 회사 시설을 뺏어서라도 내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있는가. 그리고 내가 부은 금액보다 더 큰 금액을 들고 나올 수 있을때 투자를 하는거야. 다시 말해 주식을 사는거야.
그래서 투자를 유치할 때는 온갖 자료를 만들고 피티를 하고 설득해. 우리 고객이 100명인데 주식을 100원에 1만주 팔아서 100만원을 투자 받았거든요, 그런데 내년에 500명까지 늘어나면 수익이 500만원 나오니까 주당 5원씩 배당하면 5만원 배당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500명까지 늘어나면 그때 저희가 다른 호구들한테 주식을 200원에 1만주 팔 생각이고 그때 님들 100원짜리 주식을 150원에 다시 매입해 줄게요. 아니면 지금 저희 회사 컴퓨터가 100대가 있는데 회사 망해서 이거 중로고 팔아도 1억 나오는데 직원들 퇴직금이랑 세금 다 내면 주주한테 1주당 80원 까지는 챙겨줄 수 있습니다. 안전해요. 이런식으로.
반대로 투자사들도 온갖 고민을 다 하지. 지금 100명인거 코로나 때문에 고객이 적은거면 내년에 500명이 아니라 200명 밖에 안되지 않나요? 회사가 저희 말고 은행에 대출이나 세금 아직 안낸건 있나요. 혹시 직원이랑 사이 안좋으신건 아니에요? 경쟁사는 벌써 200명이던데 어떻게 하실거죠.
저희가 파산 전에라도 1주당 90원에 다시 매입하시겠다는 조항이랑 대표님 3년동안 다른 알바나 취업도 절대 금지도 계약서에 써주세요. 대신 저희는 5년간 주식 다른 사람한테 안팔고 필요한 네트워크나 영업망 소개시켜드릴게요. 시장님... 아니 사장님 약속 지키셔야합니다.
이게 당연하지만 좀 신기하기도 하고 잔인하기도 한게 투자금이 계좌에 찍히기 전까지는 투자자가 갑이거든. 그런데 투자금이 회사 계좌에 꽂히는 순간 회사가 갑이야. 너네 1억 투자해준거 진짜 고마운데 코로나 때문에 고객이 잘 안늘어서 경영이 어려워. 회사가 계획대로 안흘러가서 망할것 같아. 너네 우리 회사에 1주당 2원에 다시 팔면서 98% 손실볼래? 아니면 1억 더 투자해서 코로나 끝날때까지 버티는거 응원해줄래? 대신 내 급여 깎을게. 이런 선택지를 강요할 수도 있고.
최근 스타트업계에서 활발했던 투자유치와 기업 가치 평가의 흐름이야.
이 이야기는 스타트업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사실 어차피 우리 앤젤투자, 벤처투자, 비상장은 딱히 기회가 없잖아. 우리가 주식 투자를 하는건 대부분 증권사에서 주식 계좌를 만들어서 HTS, MTS 로 주식을 사고 팔고 하는거지. 마찬가지야. 우리가 주식 계좌에 돈을 넣고 삼성전자를 사든 뭘 사든 먼길을 돌아왔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회사 계좌에 돈을 꽂아준다는 뜻이야.
최초에 회사는 주식을 100원에 찍어서 팔아 자본을 조달했어. (액면가) 끝이야. 100원에 누군가가 사갔던 그 주식은 500원에 팔았을 수도 있고 1만원에 팔았을 수도 있고 배당 받으려고 계속 들고 있을수도 있고. 나도 100원짜리 주식을 5만원에 살 수 있지. 6만원에 팔아도 되고 300원 배당 받을 수도 있고.
봐봐. 삼성전자는 100원에 팔았던 주식을 들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1주당 300원을 배당으로 줘야해. 그것도 3개월 1분기마다니까 연으로 1200원을 주면 연에 1200% 초고리 대금이지. 처음 투자를 유치하고 반도체 공장을 지었을지, 직원들 월급을 줬을지, 신사업에 진출했을지 모르지만 난 이게 싫어. 싫으면 어떡해? 시장에서 20% 정도 비싸게 사들여야지.
물론 그때 되면 내가 100원에 발행했던 주식도 5만원이 되어있을지도 모르고 반대쪽으로 회사가 망하면 한 푼도 못 돌려 받을 수 있다는거 각오하고. 그게 투자잖아.
투자라는 이름으로 도와준 은혜는 갚아야하지만 난 욕심이 많아서 내가 굶으면서 밤새면서 개고생해서 번돈을 초고리대금으로 갚기 싫고, 나중에 내가 나이 먹고 다른 일하고 싶어질 수도 있잖아.
평생 기업가로 기빨리면서 살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먹튀 하거나 회사를 남의 손에 넘겨주기도 싫고. 않고, 기술이 필요한게 아니라 지식과 경험, 그리고 시간이 필요한거니까.
나는 투자유치 하나도 안받았어. 정부 창업지원을 받다 보니 작은 돈이라도 투자를 유치하는게 어딜봐도 좋은 선택이었지만 일부러 안 받았어. 책임질 수 없어서.
스타트업 붐이 있었을때 억단위로 쉭쉭 유치하는게 쉽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어렵지도 않았거든. 내가 받을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농담조로 에이 무슨 1억으로 지분 20%에요 2억에 지분 20%로 어쩌고 저쩌고 개까불었는데 아 그래요? 1억에 10% 하시죠. 하길래 깜짝 놀랬다. 그리고 느꼈지. 이 바닥 버블이다... 각잡고 해먹으려면 크게 해먹을 수 있겠다...
아무튼 이게 (주식을) 투자한다는 뜻이야.
주식은 인형 (회사)의 상품이라고 했잖아. 처음에 내가 회사를 차렸을때 왜 했을까? 나 같은 빌런이.. 당연히 돈 벌려고 했지. 그런데 회사의 돈을 내 계좌로 옮기는건 안되잖아. 남의 돈을 갖다 쓰면 절도인데 회사도 법적인 인격체니까 절도인거지. 게다가 회사의 존재 목적은 돈을 버는건데 회사의 돈을 마음대로 갖다 썼다?
회사의 존재를 위협하는 금융 범죄로 취급받아. 이게 횡령이고 배임이야. 엄밀히 말하면 횡령은 회사 돈을 훔치는거고 배임은 회사의 돈을 위협하는거야. 돈 벌려고 태어난 회사의 돈을 건드린다? 이어폰을 샀는데 소리가 안나오게 위협하는거지.
A업체에서 하는게 더 저렴한데 B업체에서 하고 개인적인 리베이트를 받는것. 아니면 친구 회사에 용역 넣거나 팔아주는 것도 배임이야. 벌돈을 못 벌게 하는 것도 배임이고
그래서 회사가 잘 되면 회사를 설립한 사람은 어떻게든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사실 방법이 뚜렷하지 않아. 월급을 받아갈 수도 있지만 법인세와 소득세를 2중으로 내는거고, 법인카드(회사카드)를 쓸 수도 있지만 그건 앞서 말한 횡령/배임이고.
어떻게 해야겠어. 적당히 돈 안남기고 다 써버리고, 지분이 가족이 아닌 다른 이해관계자한테 있다면 절대 배당 안하지.
배당 안한다고. 대한민국 상장사의 배당 성향은 기본이 쓰레기야.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와서 잔소리하면 잠깐 하는 시늉은 할 수 있고, 주가 폭락기에 여윳돈으로 사서 배당 천천히 끌고가겠다면 그래 할 수 있겠는데 개인이 배당으로 돈 벌려고 주식 한다고하면 음 난 배당 받으려고 주식한다는 개인들 좀 별로라고 봐.
워렌버핏도 배당 받는데요? 그래 그렇겠지. 그 사람은 배당으로 조단위를 받으니까 놓칠 수 없지만 버크셔 헤서웨이는 배당을 하던가? 이거는 좀 귀한 이야기니까 다음에 기회가 되어서 주식 이야기를 깊게 다루면 그때 다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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