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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고생의 금융노트 - 40. 과학고생의 투자노트과학고생의 금융노트 2024. 5. 21. 23:50728x90
(목차) 0. 투자 연구 일지
주식 이야기 좀 거칠게 해볼텐데, 가벼운 내 썰 풀고 시작하자.
먼저 내 투자썰과 정보 부터. 나는 투자를 2017년 10월에 처음 시작했어. 구력은 지금 한 8년차이고 다루는 장르는 국내 주식, 미국 주식, 국내 선물옵션, 해외 선물옵션, 코인, 코인 선물옵션 등 내 돈으로 접근 가능한건 다 해. 채권은 회사채 단타 1번 해봤고 외환은 해외 선물에서 엔유로 롱숏 수준으로 건드려만 봤어.
돈은 많이 못벌었어. 빚쟁이야. 투자해서 번 돈 사업에 쏟아붓다가 사업도 드랍하고 파생상품/미국주식 양도소득세는 그대로 다 내고 나니까 목돈 깨지면서 투자할 총알이 없더라 ㅋㅋ 한 달에 중소기업 사원~주임 월급 정도 간신히 벌어먹고 살아. 글 읽어보면 알겠지만 기법 같은 이야기는 안 할 거고, 굳이 이 귀한거 풀지도 않을거야.
나도 나름 스승님이 있어. 내 실력이 없으니 너같은 제자 둔적 없다 할 수도 있고, 특정 누군가를 홍보하는 책 팔이가 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을게.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나도 중간중간 유료 기법 강의나 리딩방 같은것들 들어는 봤지만 대부분은 독학을 했다는거야. 때로는 과학적으로, 때로는 수학적으로.
과학고 다닐때는 꼴등만했어. 실제로도 대학교도 서울대 포스텍 카이스트에 못 갔으니 대학생때는 약간 자격지심도 생겨서 과학고인거 밝히지도 않았는데 이제는 내 자랑이야.
나도 알아. 이 글을 완성한게 29살에서 30살 넘어가는 2023년 12월 21일이었는데 과학고 졸업한지도 10년 넘은 아저씨야. 학교에서는 꼴등만 했는데도 내 자부심이라 뻔뻔하게 책 제목에서도 자부심 보여줬잖아. 내 자부심. 생각하는 방법과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배경지식과 사회적 유무형의 자본을 투입해서 문제를 해결해 내는 바로 그 능력.
동문들이나 부모님, 사회로부터 성공하고 멋있게 공개하고 싶었는데 출판사에서는 납득할 수 없다고 거절당했어. 자가출판하려니 몇백만원이 아쉬워서 포기했고. 너네는 아무것도 모르는 유튜버들 원고는 기꺼이 책으로 내주면서 지식의 본질적 가치는 (있지는 모르겠지만) 철저하게 외면하는 '호모 사피엔스'잖아.
인구 감소와 학벌 인플레이션 때문인지 졸업하고 의대간다는 부정적 시선 때문인지 과학고 졸업생들 퍼포먼스가 별로라는 평가가 있던데 그래도 90년대 황금 세대 과학고 졸업생이야.
그리고 난 과학고생들 의대 가는거 대찬성인데? 어차피 누군가가 내 배와 머리를 칼로 열고 고쳐야한다면 세상에서 수학 제일 잘하는 내과의사, 천문을 이해하는 정형외과 의사, 그리고 나 같은 모지리들 쉽게 밟고 올라간 마취과 의사들이 열었으면 좋겠어. 다른 고등학생들이 못 한다는 말은 아니야.
급발진 한김에 끝까지 한번 하자.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나봐봐. 심지어 금융, '돈' 그 자체를 연구했어. 그것도 나만 먹으려는게 아니라 같이 먹자는 취지로. 그런데 사이비 취급 당하는고 당사자는 굶어죽기 직전이야. 그나마 다행인점은 내가 '돈'을 공부했으니까 수명이 좀 긴거지. 이게 현실이라고.
노벨상이 안나오는 이유? 죄다 졸업하고 의대갈거면 장학금 회수한다고? 그게 대한민국 수준이다. 난 대한민국이 인재에 투자하는 수준과 인식이 처절하게 낮다고 생각해. 하다가 망해도 좋으니 거칠게 질러봐라 라고 지원을 해줘도 100명중 1명이 세상의 벽을 두드리다가 실패하고 좌절하는데 그걸 갖고 책임소재를 물고 끝까지 회수하려고 하면 누가하냐?
그런데 사실 학문을 하는것 자체가 낭만 쫒는일인것도 알아. 이성친구도 만날 수 있고 다쳐도 툴툴 털어낼 수 있고 체력도 가장 좋아서 뭘해도 할 수 있는 그런 젊음을 온전히 희생하는건데 사실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돈이 안되거든. 과학자보다 사기꾼이 금전적 보상이 큰 세상에서 돈이 안되는걸 하는게 낭만인거지. 따지고 보면 연금술도 부자들의 고상한 취미였고. 피타고라스는 일종의 종교집단이다는 이야기도 있고.
어차피 내가 혼자 떠들어봐야 그냥 정신나간 사람이니 여기까지만 하고 다시 돈 이야기 하자.
과학고에서 배운 과학적 수학적 방법론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볼게. 과학적 방법론은 어떠한 현상을 관찰했을때 실험을 설계하며 인과관계를 밝히는 방법론이고 수학적 방법론은 다중 변수엣서 최선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방법론이야.
섞어서 같이 살펴보자.
'날씨가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라는 가설을 제시하면서 온도와 습도, 구름의 양 등이 완전하게 동일한 두 날짜를 비교해서 주가의 등락을 확인해봐. 그리고 조금 더 깊이 들어가서 온도가 오르면 증시는 오르더라, 구름이 많으면 증시가 내리더라. 그래서 '날씨는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라는 이론을 설계하기 위한 관찰, 가설, 실험, 고찰, 이론 정립이 과학적 방법론이
그런데 겨울철에 온도가 오르면 주가가 많이 오르고 여름철에 온도가 오르면 주가가 적게 오르더라. 하필 건조할 때 온도가 오르면 주가가 더 많이 오르더라. 수학적으로 (통계적으로) 분석을 해보니 주가 상승률 = 온도 변화차 * 습도 * 0.8 정도의 상관관계를 가지더라. 이게 수학적 방법론이야.
이걸 투자에 적용해본거지.
당연히 그 전에 기초 공부도 했어. 우리 다들 하는거 있잖아. PER, PBR, 재무상태표, 시가총액 같은 기본적 분석도 했고 이평선, 캔들, 히든 다이버전스, 피보나치 같은 기술적 분석도 다 했어. 대부분은 계좌 털려가면서 배웠고 앞에 나온 경제 이야기나 재테크 이야기도 접근 방식이 다르잖아. 기존의 이론들은 참고만 하고 내 관찰과 경험들을 설명할 수 있는가.
투자 이야기해보자. 첫 투자는 2017년 10월에 시작했는데 그때 내 자산이 어땠냐하면 첫직장 퇴직금 500만원이 전부였어. 월급은 받는 대로 의사 되고 싶다고 의전원 학비에 다 써버리고 떨어졌으니 남는게 없었고 퇴사 땅땅땅 하니까 연고도 없는 곳에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이 그냥 덩그러니 남겨진거야.
그래서 내가 평생을 놀면서 엉망으로 살아온건 아닌데 뭘 시도조차 해볼 수 없네. 이건 내가 20년동안 돈에 관심이 없어서 벌 받는거다. 돈 그 자체에 대한 연구를 해야하고, 돈을 다루는 방법을 알아야겠다.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주식시장/투자시장으로 가보자. 라는 생각으로 한거야.
그래서 투자를 시작했고 주식보다 코인을 먼저 선택했어.
당시 비트코인이 800만원이었는데 주식과 코인 중 코인을 선택한 이유는 주말을 포함해 24시간 돌아가서. 주식시장은 주말에 문 닫잖아. 휴식 하기에는 좋았지만 내가 어떤 실험이나 연구를 하기에는 일주일 7일중 2일이 너무 아까웠다고.
심지어 평일에도 24시간 돌아가지 않고 하루에 8시간만 움직이면 내가 1주일 동안 풀로 공부해도 40시간 밖에 쏟아부을 수 없는거야. 코인을 하면 이론상 주에 168시간을 할 수 있는데 기회가 최소 3배는 더 많은거지.
코인이 급등락이 더 많으니 더 빠르게 부자가 될 수 있을거라는 초보 투자자들의 착각은 애초에 배재했어.
코로나 이후 애송이들이 주식으로 연봉 이상 버니까 자기가 잘하는 줄 착각하고 혼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당시만해도 주식하면 패가망신한다. 자&살하러 간다. 이런 이야기들이 많았거든.
여기서 부터 관찰과 가설의 시작이야. 우리 과외 받을때 최소 대학 학벌은 검증되어야하잖아. 어디 이상한 대학 간 애들한테 과외 받으면 인생 조질일 있어? 그래서 부자들을 관찰했어.
먼저 '주식 없이 부자가 된 사람이 있는가' 사업가들도 있었고 주식으로 망한 사람은 있지만 주식 없이 부자가 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엄밀히 말하면 부동산을 포함해 투자 없이 부자가 된 사람은 없었다. 그러니까 나는 30살이 넘어서 완성하더라도 투자를 해야만 하고 어떻게 해서든 완성한다.
그리고 두번째로 내 과학적/수학적 사고를 믿었지만 팩트는 꼴지였잖아. 나도 평범한 혹은 진짜 평균 이하의 지능일 수도 있으니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주식으로 망할 수도 있으니까 스스로 2가지 조건을 걸었지.
첫번째. 딱 10년. 거의 초중고 수준의 기간동안 연구를 해보고도 깨달음을 얻지 못하거나 단 하나의 스킬도 얻어내지 못한다면 포기한다. 내가 이 체구로 미국의 농구선수가 될 수는 없는 것처럼 안되는건 포기하는 현실을 받아들이는거지.
두번째. 딱 10억. 그 때 10억이 있었다는건 아니지만 내가 주식에 10억은 쏟아부을 각오를 했었어. 월급이든 연봉이든 급하면 대출이라도. 그런데 그 돈을 모두 날려 먹었으면 이미 수많은 기회비용을 잃었다. 그 당시 10억이면 아파트도 살 수 있었던 시절인데 주식 해보겠다고 아파트를 포기해놓고 부동산 수익률도 못 이겼다면 그냥 망한거니까.
그리고 나는 인생의 자서전을 쓴다면 20대 후반이 텅 비어있어. 회사는 다녔지만 하루하루 증시와 싸우고 쳐맞고 울면서 쫒겨났고. 평일 낮에는 국내 증시를 쳐다보고 밤에는 미국 증시, 주말에는 평소 하지 못했던 기초 경제, 회계, 용어 등 공부하느라 바빴고 코인 시장도 봤어.
나는 성격은 수다스럽고 말 많은데 성향은 반대로 상당히 침착하고 고요하고 과묵해. 국과수 영향도 있지만 주식하다보니 어떠한 상황에도 침착할 수 있고 냉정할 수 있어. 감정을 잃은거지.
늘 밝게 생글생글 웃던 성격과 시간, 돈, 건강, 사회 생활, 감정 등 가장 찬란한 내 20대를 전부 맞바꾼 내 연구 일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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