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우리 모두 자격 있다

우리 모두 자격이 있다.

난 운이 좋았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내 이름으로 된 학자금 대출도 없었고, 잔머리도 좋아서 직관적으로 돈이 어떻게 흐르는지 알고 있었다. 취업에서도 운이 항상 좋았다. 1명을 뽑을 때는 2등이었지만 1등이 포기했고, 3명을 뽑을 때도 내 자리가 있었다.

처음 투자를 시작한 것도 ‘2017년 10월 비트코인이 800만원일 때 시작했다.

거짓말이다. 난 처절하고 끔찍한 노력충이다.

처음부터 대학은 장학금을 주는 곳으로 갔고, 장학금을 딱 한번 짤렸을때는 한 달간 막노동을 해서 만들어냈다. 50kg 짜리 몸으로 헬스장을 1층에서 2층으로 이사하고, 2층에 식당용 냉장고와 기자재를 1층으로 들고 내려갔다.

그때 처음으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난 좃빠지게 일하는데 할아버지들이 줄담배 피우면서 1시간씩 쉬는게 열 받아서

 ‘2016년 국과수에 입사하려고 ’2013년부터 멘토링 프로그램과 견학을 매달 울산에서 서울까지 다녀왔다. 좀 오버한 경향이 있지만 관련 법률과 연구 최신 동향도 공부하고 검색해도 잘 나오지 않는 학회에도 자비로 참가했었다. 경찰서도 존나 많이 다녀왔다.

7명중 6명을 뽑는 증권사 면접에서는 나보다 화려한 스펙의 같은 대학 선배가 있어서 7명중 한 명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난 1년간 다른 회사도 다니면서 이를 갈다가 결국 여의도에 들어갔다.

 

비트코인은 ‘2018년 탈출했지만 그대로 주식시장으로 건너갔다. 코스피 2600, 코스닥 930인 역사적 고점에서 다 토해냈다. 카지노는? 머리를 그렇게 굴려놓고 1/2을 5번 연속 빗나가서 또 털렸다.

 

운도 능력이다. 기회가 누구에게나 자주 오지는 않지만 운이 좋아서 기회가 왔을 때 운빨 지리는 사람이 잡는 것이 아니라, 자격이 있는 사람이 잡은 것이다. 나는 젊은 꼰대 맞다. 그런데 어차피 이 글이 불쾌한 고객님들은 이 부분까지 오지 못할 것이다.

 

사기꾼은 아니고요.

미국에는 Fire족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라고 Yolo와 상반되는 개념으로 얼른 경제적 독립을 이뤄내서 근로소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낡고 좁은 집에 살고 떨이 음식을 먹으면서 지출을 줄이고 저축한다고 한다.

20분 거리가 귀찮아서 배달비 3,000원을 지불하고 택시와 커피에 돈을 아끼지 않는 우리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 30에 겨우 취업했는데 40대에 10억을 들고 은퇴하려면 연간 1억을 저축해야한다. 내 연봉이 그 절반도 안 되는데.

그러고 보니 이 책도 다 rothfl 같다. 초장부터 적금 들지 말고 주식하라고 하더니 중간에는 서른에 망해봐야 한다고 하고 정작 본인도 큰 돈을 주식으로 날려먹고 있다.

요즘 개나 소나 유튜브로 주식 전문가하고 금융전문가 하고, 유명한걸로 유명해지고 부자인척 해서 부자가 되는 사람 많던데. 자기 입으로 고수는 조용하다며. 작가 양반도 젊은 지식인인척 책 팔아서 먹고 살려고 하는 돌팔이인가?

제가 부자가 못되면 사기꾼이겠죠. 책 팔아서 돈 벌 생각은 없습니다. 이 책으로 유명해져서 강연도 다니고 강연비로 부자가... 헉?

사기꾼이 아니니까 여러분 모두 부자가 될 자격이 있습니다. 이딴 개소리는 하지 않겠습니다.

노력하고 발버둥치고 눈물 흘려보고 분노해본 사람들만 자격있는겁니다.

이시간에,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소중한 사람들과 헛되게 쓸 시간에 이 짧지 않은 글을 읽어주신 분들이라면 지인의 링크를 타고 와서 읽으셨든, 주식 정보를 얻으러 왔다가 읽었든, 모두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자분께서 부자가 되었을 때 한 번씩 이 책이 떠올랐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