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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제 좃됬음생각 모음/그냥 떠오르는 생각 2021. 2. 16. 20:20728x90
"올해 애널리스트 승격 대상자입니다. 오XX, 조XX, 김경환, 김XX. 해당 본인들은 사수와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하시고 마음의 준비를 미리미리해주세요."
오늘 아침에 리서치센터 전체 회의에서 센터장님이 올해 나랑 동기들 애널리스트 승격을 공식화 했음.
그리고 나도 퇴사를 공식화해야겠다 마음 먹었고. 며칠전 노무사 친구랑 상담을 하면서 휴가를 쓰고 주말 주휴수당을 챙기고 나가는게 좋은지, 휴가를 연차보상비로 받아서 퇴직금 펌핑을 하는게 좋은지 면담도 했음.
매일 사업계획서나 하찮은 PPT를 만들면서 시브랄 퇴사하고 하루종일 이것만 매달려도 모자를 판에 집에와서 맘편하게 쉬지도 못하고 뭐하는건지 모르겠다고 투덜대기도 했고.
그런데 막상 퇴사하려니까 엄청 떨리고 무섭단 말야.
이직을 하려거나, 가려는 회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우한폐렴이 끝나지 않은 시기에, 혹은 언제 끝날지 불확실한 시기에 나가서 창업하겠다는것도 엄청 무섭고
당장 먹고살 돈이나 카드값이 없어서? 마지막 월급 이후 더이상 월급을 받지 못할것 같아서? 사업이 망하고 직장을 갖기 어려울까봐? 노노
농담으로 툭툭 던진말처럼 28살에 나는 뭐라도 할 수 있을것 같았고 29살이 되니까 불과 100일도 안되는 시간에 지레 겁먹어 버린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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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있는걸 내려놓는걸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아가리 존1나게 털어댔음.
학생때 과외로 30마넌 겨우 벌면서 국과수 가야겠다고 월 200정도 챙겨주는 드림클래스를 접은것.
26살에 스펙 같은 취업준비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상태로 국과수에 다니는 나에게는 미래가 없다며 즉시 퇴사한 것.
키움증권 1차 면접 합격도 아니고 응시하고 나서 붙었다며 인포스탁에 일방적으로 퇴사를 통보한 것.
지금 다니는 증권사를 퇴사하는데도 아무것도 쫄릴게 없다면 거짓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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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한테 위원님, 연구원님. 식사 날짜 한번 잡으시죠~ 하시던 코스닥 상장사 CFO, 이사, 부장, 과장님들에게도 아 저희가 당분간 일정이 있어서요~ 하면서 밥한끼 얻어먹기도 힘들겠지.
이 바닥은 날 담기에 너무 좁다.
올해는 배도 많이 고플거고 감당 못할 빚을 떠안을 수도 있음. 올해에서 마무리되면 다행이고 어쩌면 평생을 그렇게 살아야할지도 몰라.
그런데 어쩌겠어. 나만 할 수 있고, 나만 해낼 수 있는거임.
지난해의 나와 지금의 내가 크게 바뀌지 않았던 것처럼, 지금의 나와 내년의 내가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이때 용기내지 못한 내가 너무 한심하겠지.
언제나 말하듯, 왕관을 쓰려면 무게를 견뎌야하고, 두렵지 않으면 용기가 아니다.
저작권 때문에 잘랐는데 가사 곱씹어보셈 되게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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