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소신발언 - 1. 해결 불가능

몇달전부터 다루고 싶었던 내용임

거두절미하고 바로 시작하면 난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대한민국 초고속 경제성장의 부작용으로 한 20년 내에는 절대 해결 안되는 흉터라고 생각함.

 

 

1. 기업의 존재 목적과 본질

과학고생의 금융노트 읽어보고 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기업의 본질은 수익 창출임.

사람을 뽑고, R&D에 돈 쏟아붓고, 기프티콘 뿌려가면서 마케팅하고, 심지어 탕비실에 간식을 두는것이나 출퇴근에 근무 복장을 자유롭게 하느냐 마느냐 하는 등 거대하고 소소한 모든 의사결정 하나하나가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귀결된다는 말임.

 

그런 입장에서 우리에게 불합격 통보를 해주는 인사 담당자들도 회사에 고용되어서 회사가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해 고용된거고, 갑의 위치에 서있는 구매팀이나 을의 위치에 서있는 영업팀, 심지어 임원들도 회사에 돈을 벌어주고 뽀찌 (월급) 받는 고용계약이잖슴.

 

그런 의미로 잠깐 다뤘던 디알젬이라는 회사 대표가 공장지으려고 쟁여뒀던 현금을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돈을 벌었던것도 극단적으로는 회사의 돈을 마음대로 썼다는 점에서는 배임으로 판단할 수 있으나, 성과는 분명했기에 벌과 상을 같이 줘야한다는 이야기임.

 

일은 재미로 하는거고 :: 자본주의 빌런 (tistory.com)

일은 재미로 하는거고

 

 

 

 

2. 대한민국의 경제성장

불과 100년전에 논밭이던 서울이 지금는 몇십억 호가하는 아파트 단지가 오고, 삼성/현대 같은 굴지의 기업들이 생길 수 있던건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라고 생각함.

예를 들어서 625전쟁 직후 베트남 파병, 파독 광부/간호사 처럼 개인의 행복보다 국가나 가정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세대도 있었고, 그들은 아마 보상 받지 못했을거임. 보상을 받았다는건 돈을 못받고 착취를 당했다는 뜻보다 자신의 젊음, 가정, 행복 같은것들을 모두 희생했다는 뜻. 이른바 우리 아들세대가 잘 됬다면 나는 괜찮다 하는 전통의 아버지 상.

 

파병/파독 사례 말고도 노동자 인권을 위해 22세라는 젊은 나이의, 현대로 치면 대학교 3학년 나이로 분신자살을 해야만 했던 개인의 희생도 있고

 

더 과장해서 해석하자면 삼풍 백화점 붕괴나 성수대교 붕괴 사고로 나타나는 사회적 희생도 있음.

 

 

 

당연히 시간 좀 더 걸리더라도 튼튼하고 안전하게 짓는게 좋은거지. 작업자들 입장에서도 이거 사고나면 나 감옥가는거 아니야? 같은 걱정 없이 아빠가 저거 만들었어 할 수 있는 업적이 될 수 있을텐데.

다만 하루라도 일찍만들어서 사람들이 통행을 하든, 경제가 잘 돌아가든 하는게 더 빠르게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상황인거잖아. 그래서 다들 알면서 '성장을 위한 희생'을 했던거임.

이건 흥남 철수작전 보면 납득이 됨

 

 

애기들한테 엄마 잃어버렸어? 그래도 어쩔수 없어. 너 이름은 이제부터 김치 5야 하면서 짐도 버려, 전쟁물자도 버려, 사람만 태워 하면서 안전수칙을 외면한것도 다 성장통인거잖아. 아마 흥남철수 작전 중 배에서 사망했던 사람이 있었어도 일단 살리려고 태웠던 사실이 더 중요한거임.

이런 사회적인 희생이 있었다고 생각함.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메러디스 빅토리아호 선장이나,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담당자를 감옥에 넣고 벌주고 할 수 있을까? 원칙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도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는... 글쎄. 

 

3. 부작용을 낳았다.

대한민국의 초고속 경제성장에는 개인과 사회를 포함해 어느 세대의 리스크를 무시하는 행동과, 사고가 나도 일단 눈감아주는 부작용이 생겼다는 생각임.

법체재도 미국은 하지말라는거 빼고 다 해도 되는 대신, '너가 지은 죄는 다 받아라' 하는 1000년형, 1만년형 이런게 있는 엄벌주의이고 대한민국은 하라는거 빼고 다 해도 돼, 그리고 어쩔수 없는 상황인거 알고 있으니 (헌법이 제정되던 당시) 죄값 치르고 '얼른 사회로 돌아가서 더 큰 보탬이 되어라' 가 본질인 교정주의임.

(절대진리는 아님. 나도 헌법 조무사임 ㅎㅎ)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성립하고 자리잡다 보니

촉법소년, 사실적시 명예훼손 같은 지금은 말도 안되는 법이나, 사기꾼이 판치는 사기공화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잔재도 남은거임.

 

 

4.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배경적 원인

이런 배경이 있는 상황에서 디알젬 대표가 회사돈으로 주식을 해서 벌었고, 직원들한테 성과급도 나눠줬겠지. 그런데 그 상황에서 일단 성과는 성과고요, 저희는 회사의 직원으로써 대표님 배임으로 고소하겠습니다. 라고 할 수 있을까?

대표님 금융권 출신임? 주식 그렇게 잘함? 손실봤으면 어떡하려고 그런 행동하심? 못참겠네요. 하면 '기업의 본질'에는 충성했으나 초고속 경제성장을 했던 한국사람으로써 질타 받지 않을까. 개인뿐 아니라 판사도 말이야.

물론, 이것말고도 슈카쌤이 지적했던 세금 이슈라던가, 거버넌스 같은 이슈도 있는데 이런 시스템은 어차피 다른 사람들이 다뤄줬으니 본질만 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