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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면접썰 - 8 키움증권 (1/2)
    자본주의 대나무숲 - 2 2021. 5. 2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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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증권... 씨바 애착과 애증의 키움증권...
    결말 먼저 스포하면 내가 유일하게 최종합격했고, 한 20개월 근무하다가 나온 내 인생 마지막 직장이며, 이젠 씨1바 고객이니까 달력내놔 새끼드랑 ㅋㅋㅋㅋ

    키움도 서류, 1차 면접, 2차 면접으로 진행되었음. 1차는 현직자, 그러니까 직속 사수가 될 사람들 면접이었고 2차가 임원면접이었음.

    그리고 난 보통 1차 면접에서 기선제압을 대놓고 하는 편인데 그래야 면접이 좀 수월해지고 내가 압도 할수 있기 때문임.

    1분 자기소개해주세요.
    안녕하십니까. 저는 눈치 빠른 제약바이오 RA지원자 김경환입니다. 저는 눈치가 빨라서 사수와 눈빛만 봐도, 메신저만 봐도 어떤 업무를 요청하실지, 어떤 그림을 원하시는지 알아차려서 업무를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차피 내가 무경력, 무전공, 무자격증인 상태로 서울대 경제, 타 증권사 3년차, 자격증 괴물 이런 사람들을 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았고 그래서 어쩌면 내 단점인 저걸 그냥 덮어버리고 분위기를 완전히 내걸로 가져왔음. 이렇게 되면 어차피 내 자기소개서는 읽어보지 않고 나랑 대화를 하는 거임.

    그리고 당시 팀장님, 현 센터장 김지산 위원님께서 농담으로 오 그래요? 눈치가 빠르면 저희중 누가 가장 지위가 높을것 같아요? 했을때 당연히 홈페이지에 근거해 박희정 상무님을 가장 높은 분으로 지목했음.

    그리고 다른 사람들 소개는 좀 진부했지. 저는 어디 회사에서 뭘했고, 전공은 뭘했고, 경험은 뭐가있고 자격증은 어쩌고 저쩌고. 남 이야기는 잘 안들었음. 그리고 컬러는 아에 제약바이오 아니면 관심 없다는 뉘앙스로 계속 어필했음.

    공통질문으로 당시 불화수소 이슈가 나오고 그에 대한 생각 같은걸 어필해보세요. 했는데 난 끝까지 내 스타일 고수했음. 옆 지원자 답변도 참고했지만 당시 내가 주식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기도 했고, 불화수소 이슈가 산업 전방에 미치는 영향을 앞 지원자들이 똑같이 답변하니까 내가 역량을 떨칠 기회가 없더라고.

    그래서 나는 불화수소 이슈가 수요와 공급의 입장이든, 대한민국 코스피의 대장주 삼성전자와 1차, 2차 밴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점은 당연하다. 다만, 제약바이오 섹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것이다. 반도체는 코스피와 실적, 바이오는 코스닥과 기대감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내가 자꾸 바이오 바이오 하니까 중간에 질문을 하심. 그럼 김경환 지원자는 제약바이오 아니면 다른 섹터에는 관심이 없나요?

    네. 관심이 없다기 보다는 제가 가장 잘 할수 있는 섹터라고 생각합니다. 현업에 계신분들과 경력이 이미 10년 이상 쌓이신 선배님들에 비해서는 어차피 그놈이 그놈이겠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제가 다른 지원자들보다 그나마 최소 1년, 길게는 10년정도 한 걸음 앞서 있습니다. 타 섹터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타 섹터에서 시니어를 서포트 하면서 그간 공부한 것들을 활용하지 못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면 기초를 닦는데에만 1년 정도 역주행 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약바이오 외에는 흥미가 없습니다.
    이랬음.

    이후 맞춤형 면접이 진행되었음. 허혜민 위원님께서 준비한 영어기사를 읽고 해석이랑 한 두줄 코멘트 해보세요.

    그때 자료가 해외 기업에서 당뇨병 치료제 임상 데이터가 좋게 나왔다는 뉴스였던것 같은데 사실 난 해외기업까지는 잘 몰랐고, 기사도 제대로 이해 못했음 ㅋㅋㅋ 싯1팔 제일 잘한다고 했는데...
    그런데 거기서 HbA1C라는 단어가 있는거임. 이게 아마 적혈구에 붙어있는 당의 농도 같은걸로 당뇨병에 관한 이야기였던것 같고, 그래서 좀 짜맞췄음 ㅋㅋ
    당뇨병 치료제에 대한 뉴스이고 데이터가 좋게 나왔다고 합니다.
    이에 따른 저의 코멘트는 국내 당뇨병 연구하는 기업이나, 아직 공부가 부족하지만 해외 해당 기업과 경쟁/납품/계약을 맺었던 국내 기업을 분석해보고, 가능하다면 매출 비중 같은 부분을 리서치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허위원님께서 그냥 눈감아 주신거지. 이새끼 좃도 모르는데 뻔뻔한것 보소?? 하면서 그랬을 수도 있고... ㅋㅋ

    그리고 나한테 항상 들어오는 질문들, 회계나 재무 같은건 얼마나 할 줄 아느냐, 주식은 해봤냐, 6시 출퇴근 가능하냐, 국과수는 왜 나왔냐, 종목 추천해봐라, 지금 뭐 들고 있냐 등

    무난무난하게 답했고 나오자 마자 합격이라는 삘이 왔음.

    마지막 한마디에 쐐기를 박았거든. 다른 애들은 아까 자기가 면접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충했는데 나는 뭐라했냐면

    다른 면접자분들을 제가 다 알지는 못하는데요, 의사, 약사, 박사, 타사 경력직이 없다는 전제하에 제가 아마 가장 뛰어날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랬음.

    사실 이 모든 면접이 도박이었는데 어떻게 제약바이오 섹터가 빈걸 알았냐?
    내가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보고서를 한 3년치 다 봤음. 제약바이오 뿐 아니라 모든 기업, 산업, 스팟노트(코멘트) 를 싹다. 그런데 보고서에서 제약바이오가 한 1년 전쯤부터는 계속 2명이 있었단 말임. 시니어랑 RA 한명. 그런데 어느 순간 보고서에 RA 이름이 들어가지 않는걸 보고 아 지금 RA가 도망쳤구나. 내 자리가 있구나 싶어서 베팅한거임.

    내가 투기꾼 김씨지만 걍 아무때나 근거없이 도박하는 사람이 아님.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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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 예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