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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잘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생각 모음/그냥 떠오르는 생각 2023. 4. 8. 13:56728x90
어린친구들이 가끔 진로 고민을 하면
내가 반드시 해주는 말이 있는데
원하는거 딱 하나만 취할 생각하시라
사실 회사를 다니는 것은 월급/돈이 가장 원초적 목적이겠지만
돈은 나중에 능력있으면 어차피 벌 수 있으니
인프라든, 커리어든, 사회 생활이든, 업계에 대한 실망이든
본인이 가져가고 싶은거 딱 하나만 가져갈 생각 하시라고
실제로 나도 국과수, 인포스탁, KB, 키움 거치면서
월급은 여러가지 실험으로 다 그냥 소진해버렸고
각 회사에서 내가 원하는 능력들을 얻어나왔음
예를 들어
인포스탁에서는 시장을 해석하는 방법이나
키움에서는 여의도 생태계 등
지금은 금융교육을 해보고 싶어서
어느새 2년째 월급도 딱히 없이
투자하는 걸로 먹고 살면서
신선노름 하고 있는데
바로 지난 금요일에 어느 회사에서 제안이 왔음
같이 금융 교육 해보시자고
나를 원하는 조직은 많음
내 역량이나 능력도 그렇지만
일단 커리어가 화려해서
회사 자체의 스펙이 되기도 하니까
그런데도 늘 거절했었지만
이번에는 솔깃한 이유는 인프라임
딱히 비밀은 아니고 그 업체가
정부사업, 네트워크를 꽉잡고 있어서
몇천명 정도는 고객이 늘 대기중이고
특히 지금은 수요를 감당 못하고 있다는거임
나는 무조건 오프라인으로만 강의하는데
지난해 유니스트랑 올해 수학 교구재 협회 통해서
기회가 꽤 많이 주어지고 있음
금액은 크지 않지만 월 1회 정도 꾸준히 함
내가 강의를 오프라인으로만 하는 이유도
수강생들의 눈을 봐야됨
대부분 경제활동은 알바에서 시작하는데
여기서부터 왜 실수령은 최저임금보다 낮은지
중간에 떼인 4대보험은 왜 내야하는지,
내가 따로 신경써야할 세무나 소득 처리는 없는지
당연한 이야기인데
2년간 유니스트에 몇번씩 가본 결과
나름 명문대 공대생들도 모름
고등학생은 그냥 재밌었다.
신기한 수학 시간이었다 하는 정도였고
중학생은 기본적인 문해력, 논리력, 사고력이 덜 발달했으니까
당연한게 당연한게 아니고 내가 더 어려움
주부나 성인들은 그래서 뭐사요 이런 이야기하고
그러면 난 피드백을 통해서 아 얘들은 이런걸 아직 모르는구나
쉽게 설명하면 중학생한테 세금의 존재
고등학생한테 주식이 경영권인지 도박인지
대학생한테 대출이랑 적금, 보험을 어떻게 세팅하고 활용해야할지
어케 가르침...
그래서 다소 철학적인 접근이 컨텐츠가 됨
예를 들어 같은 1000만원도
나는 투자금으로 써야 가장 좋은 효율을 뽑아낼 수 있고
누구한테는 전세금에 보태야할 수 있고
누구는 대출 갚아야할 수도 있고
선택은 자유인데 가장 알차게 뜯어먹으려면
너네가 금융세상에 대한 넓고 깊은 이해가 있어야한다
어쩌면 미시, 거시 경제 따위는 필요 없을 수 있다.
돈 공부 그 자체, 이게 주 컨텐츠란말임
그런데 공부하는거에 평가를 남이 어떻게 내림
니가 알아서 잘했으면 니가 부자되는거고
니가 잘못했으면 니가 좀 힘든거고
올해 집 못샀으면 내년에 사면 되는거고
코스피 1500일때 2% 금리로 빚투해도 되는거고
나는 8% 금리로 빚투를 디폴트로 끌고 가고 있는데
그런데 이러다보니 약간 회의감이 들기도 함
딱히 기대한건 아니지만 강의 듣고도 바뀐게 없다면
그냥 재밌는 시간이었다 끝이자나.
굳이 뭘 강요하고 싶지도 않음.
돈 공부 안해도 되고, 주식 안해도 됨ㅋ
내가 꼭 너네 부자로 만들어줄 필요 있냐?
너네 나한테 그만큼 돈 준거 아니잖아.
나 과외할때는 애를 때려서라도 점수를 올렸음
그렇다면 이게 내가 원하는 금융 '교육'이 맞느냐 이소리임
모든 고졸자들이 미적분을 할 줄 아는거 아니라고
고등학교 선생님들 병신이라고 우길 수 없고
모든 공대생들이 관련 일자리를 가지지 않았다고
대학이 실패한 기관이라고 할 수는 없음
나도 최소 1년은 같이 하셔야지요 ^^ 라고
졸렬한 핑계 댈 수도 있고
그러다보니 저 인프라가 상당히 솔깃하고
내 커리어가 키움, 머니아카데미아 이후에
다른 회사 잠깐 들어갔다 나오는것도
딱히 신경쓰이는 요소는 아닌데
지금 방구석에서 외부 활동 거의 안하면서 투자하고 글 쓰는거
이거 그냥 정신승리하고 자위하는거 아닌가
이게 학문이고 교육인가 싶은거임
그래서 자기소개서, 이력서 보내달라고 하셨는데
다 완성한거 아직 안보내고 있음
후학을 양성하는것도 몇차례 시도 해봤는데 포기했음
일단 글이든 생각이든 아가리든
내가 만족할만한 역량을 못 갖췄고
애들이 결국 돈이 없으니까
주식에만 집중하는것도 현타왔는데
그렇다고 난 돈 안줄건데 너가 알아서 배워라 하는것도 좀 그래 그냥 하지 말자
돈 내면 알려줄게 값을 치러라
하기에는 내 브랜딩이 딸리고
키움다니면서도 충분히 글 쓰고 보드게임이든 강의 자료든 준비할 수 도 있었지만
구태여 퇴사한 이유는 온전히 내 시간을 갖고 싶어서였는데
이제는 시간 충분히 가졌고 나름 준비했으면
테스트베드나 파트너가 필요한건가 싶기도 하고
내가 월급은 신경 안쓰지만
강의료는 시간당 20만원으로 고정하고
고등학교, 중학교는 교통비도 안나와도 오케이하고 가고 있음
기회는 공평해야한다.
특히 청소년에게는 내가 손해봐도 기회줘야한다
성인이라면 지식에는 합당한 값을 치러야한다
그런데 내가 아이언맨처럼 태울만한 차고 넘치는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담 스미스나 연금술사들처럼 스폰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게 최근 3월에 몇천 해먹으면서 흔들리는건가 싶기도 하지만
뭔가 기다리고 준비하는게 아니라
땅에 묻어버릴 요리를 만들면서 시간 죽이는건 아닐까
고민중임
한편으로는 상대가 세상에 많은 놈들중에
하필 나를 고른 이유는 뭘까
막말로 꼭 강단있고 소신있는 컨텐츠가 아니라
그냥 재무 설계 같은것만 해줘도 돈은 받을텐데
삼프로 같은 '전문가' 보다 몸값이 싸서?
아님 내가 이미 컨텐츠를 갖고 있어서?
좀만 가스라이팅하면 다 뺏을 수 있을것 같아서?
키웠다가 나 나갈때 소송걸려고?
내가 빈곤하게 1인 기업 끌고가는게 안타까워서?
결국 채용이라는건 주는 돈 대비 더 많은 가치를 낼 수 있으니까 돈일테고 나도 어느정도 뺏길거는 예상하는데
아이러니 하게 원하는 것만 손에 넣을 수 있으면 돈은 별로 신경안쓴다라는
내 사상을 아주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는 사람이라서 좀 쫄리네 ㅋㅋ
신념이나 비전이 나랑 같다는 말은 못 믿고
나를 업계에 초대하고 싶다라는 말도 결국 파이 나눠먹기일텐데
순수한 호의를 의심하는거라면 미안하지만
지금껏 검은머리 짐승에게 배신 당하고 뜯긴것 때문에
난 이 의심을 거둘수가 없다.'생각 모음 > 그냥 떠오르는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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