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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을 쓴다는 것
    생각 모음/그냥 떠오르는 생각 2023. 10. 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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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차피 평소에도 딱히 일은 안하지만 (대웅 떨어져서 적극적으로 구직 중임 ㅎㅎ) 그래도 주식이랑 선물로 밥벌이 하고 있는 입장이라 장도 안열리는 이번 연휴는 나한테도 온전한 휴식이었음. 그래서 과학고생의 금융노트 후속작 트레이딩노트 초고를 써보려 했는데 결국 또 실패함...ㅠ

    실패했다는게 7일만에 책 한권을 뚝딱 써내겠다는게 아니라 목차는 어느정도 구상되었으니 적어도 말은 꺼내보겠다. 여는말 정도는 써보겠다라는 뜻인데 그걸 실패함.

    게임을 하든 글을 쓰든 공부를 하든 보통 뭐 한가지를 하면 탄력이 붙는 그 시점에 도달하지 못한거임. 심지어 연휴 내내 컴퓨터를 끄지 않아서 책상에 앉으면 내가 쓰던 글이 보였는데.
     
     
    과학고생의 금융노트는 디자인 넘겼음. 기다리면 계획대로 연말 내 생일에 맞춰서 출판할 수 있을것으로 보이고, 몇번 말했듯 일반 대중한테 공개 안할거임. 어차피 지식의 가치는 priceless 하다는 사상이나, 내 30년 인생중 최소 10년은 과하게 쏟아부었고, 나만의 설명하는 스킬을 담았으니

    돈주고 사려면 최소 전공도서 가격 정도는 받아야한다라는 생각이 있어서 대충 10마넌 부를 듯. 아마 블로그 통해서는 최대 30권 정도만 팔고 아님 말고.

    난 10만원도 헐값이라고 생각하지만 최소한의 디자인, 생산 비용은 회수할 의사가 있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 한테만 선물하겠다 이런 생각이니까.
     
    한편, 나도 인스타 계정은 있음. 내가 신세지고 있는 노량진 고시식당 메뉴가 올라오는 계정이랑 응딩이 큰 예쁜 언냐들이나 귀요운 스시녀, UFC 같은 것들 팔로우 해놨는데 평소에 거의 하지는 않아서 별 의미 없음. 내 초라한 인생은 보여줄만한게 없거든 ㅋㅋ
     

     
    그런데 이게 어떤 계정이랑 연동이 되어있는지 모르겠는데 '책을 쓰는 것'에 대한 알고리즘이 자꾸 떠서 좀 짜증나더라고.

    관련내용 좀 검색해보니까 책을 쓰기 위한 내 생각 정리, 배경지식 검토하기, 다른 장르의 글 읽어보기 같은 '글쟁이'의 기술이 아니라 같은 출판하는 과정, 도서 컨셉 잡기, 경쟁도서 분석 같은 '출판'의 기술을 알려주는것 같아서 더 짜증났음. 그거 하라고 있는게 출판사 아니냐

    물론 기업이나 조직이 저런걸 하는 이유는 수익성 이기 때문에 이해는 한다만, 처음에야 유튜버나 스마트스토어 강의팔이하던 놈들이 전자책 쓰기로 파이프라인을 만든다, 가난한건 죄에요 하는 놈들이 하는 광고의 연장인가 싶었는데 돌아보니까 아닐수도 있겠더라고.
     
    앞서 말했듯, 나는 지식이라는 것에 어마어마한 밸류를 부여하고, 특히 책이라는 수단은 인류에게 있어서 세이브 로드 스킬 같은 엄청난 수단이라고 간주해서 '고귀하다' 정도 의미를 부여한단말이야.

    특히 종이책을 출판한다는거는 논문 낸다는 느낌으로 퇴고도 하고 부담도 엄청 느낌.
     
    게다가 종이책을 남기겠다는 결심은 지식인의 반열에 들겠다라는 선언 같아서 타인의 평가와 별개로 함부로 내서는 안된다는 생각까지 갖고 있음.

    꼭 과학, 기술, 금융, 역사, 법 같은 전문분야가 아니라 에세이나 소설마저도 나의 상상력이나 나의 글쓰는 스킬, 감정선 같은 것들을 공식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문제는 그 대상이 이시대를 살아가는 지인들 수준이 아니라 미래 후손에게까지도 남을 수 있는 흔적인거지.

    이 사람은 30살 먹고 쓸 글에도 병신인게 티가 나는데 당시 사람들은 얼마나 보기 흉했을까, 당시 본인은 이게 쓰레기라는걸 알고는 있었을까? 부끄러움을 알면서도 종이책을 쓴 이유는 돈이 절박했거나 자기가 병신이라는걸 인지하지 못했겠지. 같은 느낌.
     
    그런데 문제는 나만 그렇게 생각한것 같음. 진짜 멋진 책들도 있지만 골빈 유튜버나 어디 회장님이 자서전 하나 남기고 싶어서 글을 썼을 수도 있고, 그냥 애기 엄마 아빠가 나중에 아들딸 보여주려고 썼을 수도 있고. 내 표현대로 자기만의 굿즈를 만들고 싶었던거지.

    그러면 꼭 그렇게 무겁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은거임. 예를 들어 내 결혼식에 틀어줄 2분짜리 롤 펜타킬 매드무비 영상을 꼭 EBS나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찍은 다큐와 같은 선상에 둬야할 필요가 있을까.

    만약 내가 좋아하는 걸그룹으로 휴대폰 케이스 만들거나 포토카드 만들어서 지인들한테 나눠주고 남는건 좀 팔았는데 삼성이 너네 핸드폰 케이스 그딴식으로 만들거면 만들지 말라고 열낼 이유는 없잖아.
     
    물론 이걸 자기만 간직하겠다와 팔아서 돈을 벌겠다는 좀 다르긴 함. 나는 개인적으로 잘못된 지식을 파는건 '사기꾼'으로 간주하는 편임.

    특히 아에 돈을 벌 생각으로 이런 짓을 꾸미는건 그냥 사기꾼이다. 감히 사기꾼 새끼들이 지식의 영역을 넘봐? ㅋㅋ 더 괘씸하거든요

    만화책이나 잡지, 에세이 같은건 좀 다르지만 책이라는 수단의 특성상 '지식을 담았다' 라는 이미지를 깔고 있는 상태에서 내 책을 통해 사실과 다른, 착오에 빠지게 만드는, 그러면서 내가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게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함.

    예를 들어서 식당에서 연어구이를 주문했는데 아 저희 연어구이는 굽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만 하고요, 식사로 제공되지는 않습니다. 물론 돈은 그대로 받고요, (퍼포먼스) 식당 맞아요 ^^;; 하면 사기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러려면 사전에 밑밥이라도 깔아놨어야하는게 예의지... 나도 잘 모르고 이건 경험담임, 그냥 수다의 기록임 ㅇㅇ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민쌤도 에세이에 써놨다 ㅋㅋㅋ
     
    참고로 내가 그렇게 조민한테 집착하는 이유는 나도 같은 해에 의전원에 지원했었고 난 떨어졌기 때문임. 8ㅅ8 면접에서 떨어진게 아니라 서류컷 당한거라 꼭 조민이 내 자리를 빼앗아 갔다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덕분에? 난 과학과 연을 끊고 금융이라는 새로운 세상에 뛰어들 수도 있게 되었고, 뭔가 내가 죽었다 깨어나도 넘을 수 없는 인생의 '벽'을 느끼기도 했고, 그리고 내가 못한게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입학해서 내가 떨어졌다고 정신승리도 할 수 있잖슴 ㅋㅋ

    에세이도 삼삼하게 읽어보면 되게 사랑받으면서 자랐구나 싶은게 느껴짐. 그리고 본인도 조국딸이 아니라 조민으로 지내고 싶어하는 강한 의지가 보임. 미안하지만 아빠는 아빠 인생이고 나는 내 인생입니다. 엮지마세요. 물론 그 사랑에 나같은 다른 소시민들은 피눈물을 흘렸지만...
     
    내가 대학생때 대학원 다니는 선배한테 물리 대학원 다니는거 재미있냐고 물어봤더니 선배가 해준 말이있음.
    본인은 지금 아무도 가보지 못한 인류 지식의 벽을 평생에 걸쳐서 흠집 하나 내고 있다고. 자기도 수학, 물리하는 사람들한테 벽 느꼈는데 자기 같은 사람이 흠집 내고 실패한 기록이라도 남기면 나중에 천재가 와서 그 벽을 부셔주고 딱 발자국 하나만큼 인류가 갈 수 있는 곳을 넓혀줄거라고.

    나사 청소부가 나는 달에 사람을 보내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이랑 비슷한데 낭만적이지 않냐.
     
    아무튼 책을 쓰려는 사람중에는 꼭 나나 대학 선배처럼 지식인의 반열에 오른다, 인류에게 새로운 세이브 로드 파일은 만든다 같이 부담스럽게 받아들일수도 있겠지만, ㅣ

    누군가에게는 장사의 수단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냥 나만의 굿즈로 남을 수 있는 것처럼 조금은 가볍게 받아들여도 되지 않을까 싶음.
     
    유튜브 멍청이 전성시대 + 무지성 선동 민족 = ?? :: 자본주의 빌런 (tistory.com)

    유튜브 멍청이 전성시대 + 무지성 선동 민족 = ??

    자랑할 이야기는 아닌데 나는 디씨를 고등학생때 친구들한테 배운 나름 베테랑 키보드 워리어임 ㅋㅋ 그러다 보니까 나름의 논리력이나 재치, 논리력, 글빨, 토론 기술, 잡지식 등이 아주 발전

    cap-villian.tistory.com

     
    어차피 멍청이들의 양산형/가짜 지식은 언젠가 묻힐거고 진짜배기들은 남겠지 라는 생각도 이제는 못하겠다.

    능동적으로 공부하는거 책 읽는거 싫어하고 수동적으로 유튜브에서 누가 읽어주는거 좋아하고 스스로 생각할 줄 모르는 개돼지들 전성시대라.
     
    물론 나는 그 와중에 (내 기준에) 고귀한 지식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돈받고도 안팔겠다고 아가리 놀리지만
    DNA 이중나선 구조를 규명했던 과학자 왓슨도 생활고에 노벨상 메달을 경매에 내놨던 것처럼, 지금 내가 아무리 지식을 헐값에 파느니 굶어죽겠다라는 생각마저도 언젠가 돈 받고 팔 수 있겠지.

    대신 그때까지는 좀 지키고 싶다.

     
    몰라. 나도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어서 다음 책을 쓸 수 있을지 없을지, 원고를 쓸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쓰는데 3년 걸린 과학고생의 금융노트는 끝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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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 예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