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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고생의 금융노트 - 18. 자본주의 온라인 1과학고생의 금융노트 2024. 3. 1. 23:50728x90
(목차) 2. 자본주의 온라인 1
돈이 왜 필요하냐는 이야기는 앞에서 물물교환으로 많이 했으니까 이제는 ‘어떻게’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만약 진짜 돈을 많이 갖고 싶다는 어린 친구들이 주식 알려달라고 하면 그냥 벗방하라고 하거든. 목적이 돈이면 돈 그자체에만 집중하자는 소리야.
이 잔인하고 독특한 사고 방식은 내가 게임을 대하는 방식에서도 나타나는데 이 부분 몇번을 고치고 있지만 잘 안 풀어진다. 그냥 천천히 숨 돌리면서 들어봐.
난 게임 엄청 좋아해. 자본주의 세상 같아. 건물 짓는 동안 행동 불능상태가 되니 체력을 높게 설계해 놓은 SCV는 깡체력으로 전투 병력으로 쓰이고, 체력회복 하라고 만든 아이템을 밟고 올라가는데 쓰고, 목숨도 2개 있으면 하나는 소비해버리는 아이템처럼 쓰고 버그를 활용하는건 이제 흔하지.
나도 몇 개 게임은 잘하고 싶어서 유튜브로 영상도 찾아보고 커스텀 모드로 이것저것 실험도 많이 해보고 공략도 찾아보고 했어. 공략을 2개 예시로 들건데 이번에는 메이플스토리랑 스타크래프트를 살펴보자.
먼저 메이플스토리라는 RPG 게임은 다들 한 번쯤 들어봤을거야. 슬라임 사냥하고 퀘스트도 하고 모험하는.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어렸을 때 하던 메이플에는 모험이 있었거든. 엄청 넓은 맵을 몇 개씩 돌아다니면서 NPC들 심부름도 해주는 모험 RPG 였거든.
최근 넥슨에서 메이플 월드라는 컨텐츠가 생겼는데 메이플 IP로 유저들이 새로운 컨텐츠를 만드는거야. 스타크래프트에서 1/70 누구 뽑기, 랜덤 유닛 디펜스 이런것처럼 원래 없었지만 유저들이 캐릭터랑 공격 시스템 같은거 이용해서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내는거.
그중에 아르테일이라는 클래식 메이플이 생겼거든. 클래식 메이플은 빅뱅패치 이전 메이플로 레벨업도 엄청 느리고 캐릭터도 약하고 좀 머저리 같은데 나 같은 아저씨들이 추억 회상하라고 만든 하드코어 모드야. 그 당시에는 포션 없어서 의자에 앉아서 체력 채우고 레벨업하면 같은 맵에 있는 사람들이 축하해줄 정도니 어느정도였는지 알겠지.
아무튼 나도 해보고는 있는데 추억이나 편의성은 좋지만 뭔가 아쉬운게 퀘스트가 없어. 나는 사냥하고 열렙하고 새로운 스킬 찍는 것 보다 귀여운 NPC들이 몬스터 사냥하고 아이템 갖다 달라고 하고 보상 받는 모험이랑 스토리를 더 좋아하다보니 처음에는 재밌지만 점점 재미가 없더라고.
과거에는 NPC가 어디있는지 모르고 어떤 아이템을 어디서 구해야 할지 모르니까 그런 NPC의 위치, 드랍 같은 것들이 공략이었는데 지금은 컨텐츠가 사냥, 레벨업 같은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있어. 어느 레벨 구간에서는 어떤 몬스터를 잡는게 시간당 효율이 좋다. 어느 사냥터에서 사냥을 해야 몬스터가 강한 아이템이나 비싼 아이템을 드랍한다.
그래서 돈을 모으고 아이템을 사고 더 강해지고 더 강한 아이템을 사고 더 강한 스킬을 찍고 더 강한 몬스터를 사냥하고...??
내 캐릭터가 강해지고 화려한 스킬을 쓰는 것도 재미는 있지만 나는 큰 재미를 못 느끼겠다라고.
그런데 다른 게임도 마찬가지더라. 스타크래프트도 아무리 유리하고 불리해도 매번 새로운 게임이 시작되고 이긴다고 1등, 우승 같은 영예나 상금은 받을 수 있지만 딱히 생산적이지는 않나? 라는 생각이 들고. 내가 좋아하는 체스나 UFC, 프리미어 리그 같은 것도 이게 무슨 소용인가 하면서 잠깐 현자타임이 왔다가 그 과정을 즐기는 것도 낭만이니까.
쉬어가는김에 스타크래프트 이야기도 꺼내보자. 스타크래프트 승리조건이 뭔지 알아? 상대의 모든 기지 파괴야.
상대가 GG치고 나가도 최후에는 내가 일꾼 1마리만 남아도 다 파괴할 수 있으니 승리로 간주하겠다 그런 뜻 아닐까? (물론 가끔 무승부도 있어)
그래서 리그 초반에는 재미있는 경기도 많이 나왔는데 꼭 최근처럼 상대의 유닛을 다 잡아먹고 자원을 못 캐게 해서 이기는 방법도 있지만 생산 건물을 다 파괴해서 돈이 있어도 생산 불능으로 만들거나, 내 건물이 파괴되기전에 상대 건물을 먼저 파괴하거나, 은신이나 공중 유닛 같이 특수한 유닛을 전략적으로 써는 경우도 있고.
그러다 보니 스타는 공략이나 강의는 좀 어려워. A유닛으로 B유닛을 공격하면 데미지가 반으로 들어간다, B유닛 공격은 범위 데미지가 있다. 같은 프로그래밍적 요소나 초반에 자원을 어떻게 캐면 유닛이 나오는 타이밍이 있다. 자잘한 팁 같아.
어때? 두 게임은 장르도 다르지만 공략법도 다르지? 그 이유는 장르도 다르지만 분류가 달라서 그래. 게임에는 크게 두종류가 있어 PvE, PvP
PvE는 player vs Environment, 플레이어가 환경을 공격하든 방어하든 컴퓨터를 상대로 하는거고 PvP는 Player vs Player 사람과 사람이 경쟁하는거야. 메이플이 PvE고 스타가 PvP. 조금 더 확장하면 심시티, 리듬게임, 메탈슬러그가 PvE고 철권, 체스, 롤 같은게 PvP 대표 게임이야.
그래서 공략이 갈리는거야.
그도 그럴게 PvE는 아무리 복잡하고 어렵고 타이밍이 없어도 빌드를 연구하거나 효율을 연구하면 패턴과 최적화가 나오지만 PvP는 상대의 어떤 행동에 따라 내가 받아쳐야하는데 상대 패턴을 어떻게 다 예측해. 스스로 불리해지는 상황도 페이크나 전략으로 쓸 수 있으니까.
물론 스타에도 vs 컴퓨터 모드나 앞선 유닛 디펜스 같은 컨텐츠가 있고 메이플에도 파티퀘스트나 랭크 컨텐츠도 있어서 무조건PvP와 PvE 한 가지만 있는게 아니라 섞여 있기도 해.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우리 인생게임. 재테크 게임은 PvE일까 PvP일까. 이걸 생각해봐야 어떤 방식으로 공략을 찾을지 생각해 볼 수 있으니까.
느낌왔지? 지금 나는 통장 쪼개기, 주식 적립식으로 매수하기 같은 기존의 재테크들이 어느 정도는 맞지만 모두에게 적용 가능한 절대 공략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려는거야.
뒤에 자세하게 이야기하겠지만 1000만원이 나한테 있으면 난 지수 선물 투자를 할거야. 가장 효율이 좋으니까. 그런데 누구는 빚을 빨리 갚는게 좋을 수 있고, 누구는 알바를 뽑는게 나을 수도, 누구는 새 카메라나 차를 사는게 나을 수도 있어. 그런데 그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그냥 에라모르겠다 여러분 월급이 얼마인지, 월 생활비는 어느 정도인지, 부양할 가족이나 빚은 있는지 아무 상관 없고요. 그냥 적금하세요..
지금 금리가 오르고 있는지 내리고 있는지, 경기가 좋은지 안좋은지, 삼성전자가 3만원인지 10만원인지 잘 모르겠지만, 월급마다 적립식으로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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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맞다고 생각해? 맞다고 생각하면 여기서 책 덮어.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네가 평생 믿어온 그 이야기들에 역주행하는 불편한 소리를 할테니까.
아까 결론 기억나? 재테크는 금융상품을 화려하게 활용하는거. 아는 만큼 보이는거고 보이는 만큼 쓸 수 있으니 계속 공부해야 하지만 그와 중에 정답은 없는거야. 이 멍청이들아... 가 아니라 멍청이들한테 돈 바치면서 이상한거 배우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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