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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고생의 금융노트 - 19. 자본주의 온라인 2
    과학고생의 금융노트 2024. 3. 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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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게임이 자산운용 PvP 게임인지 생존 PvE인지 인생 게임의 특징과 게임을 잘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자.

    내가 종종 힘들어 하는 친구한테 위로하는 말이야. 우리가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하는 이유는 인생게임에는 세이브 로드가 없어서 아무리 오늘 짜증나는 하루를 보냈어도 내일은 오늘의 연장이기 때문이야.

    수능을 망쳤어? 하루 정도는 힘들어도 돼. 그런데 힘들면 뭐가 나아져? 난 그냥 수능 망친 학생이야. 재수를 할지 다른 일을 할지 그 고민을 해야하는거야. 이세계에는 있어도 현실에는 타임스또쁘가 없거든.

    맞아 내 MBTI TTTT.

    수능 뿐 아니라 다른 부분도 마찬가지. 취업에 실패했으면 알바를 할지, 스펙을 더 쌓아볼지, 다른데 지원할지 고민해야하고, 어딜 다쳤어도 가족이나 회사에는 어떻게 말해야할지, 가족을 포함해서 경찰이나 보험이나 어디에 연락을 해야할지를 고민해야지.

    당연히 돈도 마찬가지. 오늘 주식을 샀으면 익절이든 손절이든 어디서 팔지 고민해야하고 사기를 당했어도 고소를 할지 절차를 밟아서 해결할지. 대출이 쌓여 있으면 어떻게 갚을지 계산을 해야해.

    그래서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 하는거야. 무슨 밝은 내일 같은 소리는 난 공감 못해...

    특히 금융시장은 착한 깡패가 아니라서 물려있어? 저항을 못해? 하면 이쯤하고 놔주자 가 아니라 얘 주머니 뒤져봐봐 돈 더 있어? 공매도 좀 더 먹여보자. 하는 나쁜 깡패라서 손발 잘려 나가도 발악해야 하는 곳이야. 공감할 사람들 많을걸.

    그리고 다른 특징으로는 뒤로가기 기능이 없어. 몰랐어요? 한 두 번 정도는 재량으로 봐줄 수 있지만 몰랐다고 봐주는거 절대 없고 주식 환불해본 친구들 없지?

    물론 자비로운 금융시장이 한번은 자비를 줘. 아무리 큰 빚을 져도 회생이나 파산이라는 다소 얍삽한 방법이 있고 대출이나 카드 발급 같은건 정해진 기간내에 취소할 수도 있으니까.

    제일 먼저 게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거야. 간단하게는 은행계좌나 주식 계좌 발급 같은 난이도 0 짜리 튜토리얼이 있어. 그리고 살짝 불친절해. 이것저것 설명해주는 유튜버나 블로거 같은 NPC 들이 있긴 한데 대부분 사기꾼이거나 불법하는 사람들, 혹은 광고하는 사람들이야.

    가끔 건전한 NPC들이 있긴한데 내 경험상 건전한 NPC들은 불친절하거나 말을 예쁘게 할 줄 모르고 나처럼 반쯤 나사가 빠져있어. 금융시장에서 친절하다면 사짜거나 다른 방법으로 너를 이용해서 돈 벌고 있거나 나중에 뒷통수 쎄게 맞는다.

    그렇게 어설프게라도 튜토리얼을 마치면 바로 유료 서비스가 시작되는데 문제는 그 비용도 내가 내고 싶은 만큼 내더라고.

    그래서 흥미를 못 느끼는 사람들은 일찍 게임을 접고 기존 플레이어들도 죄다 고인물이야. 투자 잘하는 슈퍼개미는 오히려 최약체고 공매도나 내부자 정보 같은 스킬 쓰는 중간보스랑 금융시장 쥐락펴락하는 중앙은행이나 정치, 제도 같은 최종 보스... 가 아니라 시장 조절자도 있고, 주식 갖고 사기치고 주가조작하는 범죄자랑 횡령 분식회계 같은 히든 보스도 있어.

    그럼 이 기울어진 경기장에서 나를 지킬 방어 수단은? 없지롱 구제 방안은? 그것도 없지롱. 이게 자본주의 온라인 게임에 주식 컨텐츠만 해당하는 이야기야. 보험이나 대출, 카드 같은 이벤트도 고려하면 엄청 살벌하겠지?

    그런데 그렇다고 안 할거야? 진짜 월급만 모을거야? 어차피 언젠가는 해야될걸. 그럼 결론은 하나잖아. 최대한 많이 맞아보고 덜 아프게 맞는 방법이나 기회가 왔을 때 유효타를 넣는 방법 같은 경험치를 쌓자.

    이야기가 많이 샜네. 아무튼 게임을 잘하는 방법에 대해 마저 살펴보면 게임에 대한 이해 중요하지. 기능이나 설명은 물론이고 가능하면 원리를 이해 했으면 좋겠어. 경제파트에서 설명한 대출과 채권의 관계처럼 원리를 이해하면 내용이 쉽거나 빈틈이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

    다음 단계는 게임을 많이 해보는거라고 생각해. 스타나 롤 명장면들 내가 100번 본다고 정확하게 따라할 수 있니. 여기서 점프를 누르고 마음속으로 3초를 세고 뒤로 돌아서 공격, 아래로 회피 이런 순서를 외우면 그 파트만 넘길 수 있는거야.

    다음에 정확하게 같은 보스를 만나면 상관 없지만 보스 패턴이 살짝 바뀌거나 내 버프가 없어졌다거나 하면 격파할 수 없지. 그러니까 차라리 점프로 10 데미지 짜리 공격은 피하고 3데미지를 맞는게 낫다 라는 판단이나, 방어하고 시간 끌지 말고 한대 맞고 더 강해지기 전에 빨리 잡는게 낫다라는 판단을 하는게 장기적으로 실력이 느는거 아닐까.

    교통사고 나서 수리비 100만원 물어주느니 차라리 10만원짜리 보험을 드는게 낫다라던가, 5만원짜리 보험은 100만원까지 보장되니까 굳이 200만원까지 보장되는 10만원짜리 들지 말자 하는 판단을 익혀야지. 친구 말 들어보니까 10만원짜리 보험 들면 안전하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이런 암기식 공부는 권장하지 않는 방법이야.

    하려면 할 수 있겠지. 세상의 모든 패턴과 변수, 사례를 외울 수 있다면.

     

    그리고 그 다음 단계에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상대의 입장이 되어보는게 좋다고 생각하거든. 나는 취미로 복싱을 몇 년 했었는데 샌드백 아무리 쳐봐야 링에 한번 올라가서 스파링하는게 더 도움되더라.

    예를 들어서 나는 170cm 정도로 성인 남자 치고는 체구가 많이 작은데 상대 성인 남성들은 최소 175 ~ 가끔 182 이런 친구들도 하다보니 나는 펀치가 내 턱이 아니라 내 머리를 향하는 느낌으로 습관이 들었어.

    그것 외에도 3분짜리 4라운드 스파링은 3라운드부터 체력이 완전히 빠지니 확실하지 않은 공격은 내 체력만 빠진다라던가, 4~ 5번만 넘어도 바디에 유효타를 넣으면 내가 안면에 공격을 넣어도 상대가 바디를 가드한다거나.

    게임도 비슷해. 난 스타를 다른 종족으로 하고 실력이 늘었어.

    내가 할 때는 드럽게 약하고 별 효과 없던 뮤탈 짤짤이가 75원 들여서 터렛 지어놨더니 툭툭 치고 가면 금방 부서지는데 안 막을 수도 없고 엄청 신경 쓰인다거나. 앞마당 캐논러쉬 사기 같은데 실패든 성공이든 투자 자원이 생각보다 많이 든다거나 하는 것도 있고. 가장 좋은 점은 내가 약한 타이밍이 보이는거야.

    방어할 때도 한 2분만 시간 끌면 넘길 수 있는 약한 타이밍이 있는데 그 2분을 못 버텨서 무너진다거나, 오히려 내 종족이 약한 타이밍을 알고 그 부분을 집요하게 공격하면 더 수월하기도 하고.

     

    금융도 마찬가지야. 상대의 스탠스나 의도, 배경을 알면 더 쉽더라고. 특히 투자할 때. 좀 비겁하지만 예를 들어서 내가 저 고점에 물린 인간지표면 이런 악재가 터졌을 때 손절하겠구나.

    아니면 지금 내 주식이 급등하고 있으니까 인간지표들이 달라붙고 싶겠지? 나는 팔고 도망치는거야. 이게 어떤 원리냐하면 소문에 듣고 뉴스에 팔아라. 대충 이렇게 저렇게 흘러 갈 것 같으니 예상을 해놓고 결국 그 뉴스든 실적이든 호재든 악재든 나오면? 바로 그 타이밍인건지.

     

    비슷하게 보면 있잖아. 업계 이야기 살짝 풀어주면 증권사에서 기관들이 투자하는 방식은 우리랑 약간 달라. 우리도 몇 달 몇 년 묵혀두고 팔기도 하지만 대부분 기동성 있는 투자를 하는데 반해 기관은 거대한 흐름을 보고 투자를 해.

    우리 같은 개인들은 천만원씩 빨간색으로 사고 팔고 하는데 기관은 100억씩 파란색으로 사고 팔고 해. 그러다보니 1년간 긴 호흡으로 100억으로 20% 수익나면 20억 버는건데 우리는 1주일만에 5% 수익나서 50만원 버는거지.

    당연히 벌 수 있으면 어떻게 해도 상관 없지만, 포인트는 저런 긴 호흡을 갖고 투자하는 기관과 외인의 수급을 하루하루 믿을 필요는 없다. 물론 기관도 단타 많이 하긴 해.

    그리고 이 외에도 대형주와 중형주, 소형주 이야기나 펀드매니저 실력의 민낯 같은 이슈도 있지만 지금 다루기에는 결이 안 맞으니 다음에 다뤄보자.

     

    마지막으로 게임을 어느 정도 할 줄 아는데 더 잘하고 싶을 때, 그때 디테일을 챙기는거라고 생각해. 예를 들어 독 데미지를 주고 불 데미지를 주는게 불 데미지를 주고 독 데미지를 주는 것보다 10정도 더 강하더라.

    처음에 힘들어도 돈을 좀 아끼고 나중에 중요할 때 한번에 소진하는게 낫다거나, 초반부터 좋은 아이템을 사서 복리효과를 누리는게 낫다거나. 버프 시간 3분이 체감효과가 크다거나.

    전세집을 구할 때 1.5억이 필요한데 일반 신용대출은 6% 이고 전세자금 전용 대출은 2% 이지만 80%만 나오고, 내 조건에 맞는 전세대출은 1.5% 짜리가 60%만 나오고... 신용대출은 다른 두 대출과 섞을 수 있지만 전세자금 대출은 하나의 상품을 고를 수 있다 나는 어떤 걸 어떻게 해야할까. 아니 그런데 대출이자를 계산해보니까 월세가 더 싼 것 같은데?

    지난해 사업 소득이 의외로 컸지만 올해는 파리가 날리고 있다. 돈이 없는데 세금을 먼저 내야할까 대출을 먼저 갚아야할까. 세금에는 할인 받거나 할부로 할 수 없을까. 안내서 신용불량 될 각오는 했는데 신용불량을 맞고 얼마나 버틸 수 있지?

    중고차를 살까 새차를 살까. 중고차를 사면 수리비가 많이 나올까. 경차를 사면 주유비 외 톨게이트랑 실속이랑 어떤 메리트가 있을까? 법인으로 차량을 모는게 낫지 않을까?

    이때가 디테일이 필요한 단계인데 우리는 디테일을 먼저 공부하고 있더라고. 주식은 어떤 기법이 있구요, ETF는 세금이 어쩌고 미국 주식은 연말에 살짝 손절하시구요, 변액보험은 그 자금을 굴릴 수 있고요, 지금 20살이시면 100년은 보장해야죠. 선생님 100살에 돌아가실거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러면 이런 깨알 꿀팁이나 정보 같은건 어떻게 얻어? 아니면 누구한테 배우냐고? 좋은거 있잖아. 인터넷.

    처음에 했던 말 기억나? 해결해야 할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하자고.

    아마 아주 높은 확률로 내가 고민했던 이슈들은 이미 누군가가 먼저 고민했던 흔적이 인터넷에 남아 있을거야. 전세 대출 받았는데 신용불량 되었어요. 어떡하죠 라던가. 사업자를 폐업하면 대출은 일시불로 갚아야하나요 라던가.

    그리고 그들이 해결했던 흔적을 찾아보고 해당 기관에 물어봐. 친절하게 답해줄거야. 이거 이렇게 저렇게 하시면 됩니다 하는 긍정적 답도 받을 수 있지만 제도가 바뀌어서 옛날에는 가능했는데 이제는 안되요 하는 부정적 답도 받을 수 있겠지. 덜 아프게 맞자. 이게 그 이야기야.

    우리 인생의 1억 만들기라는 퀘스트는, 일 열심히 해서 소득 만들고 검소하게 생활비 아껴 모을 수도 있지만 가장 빠른 방법은 대출 받는거겠지. 단 하나의 문제는 1억을 만들자 였으니까. 대출이 없는 순자산 1억이라면 대출은 해결책이 안될거고.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가장 효율적으로, 빠르게 해결해보자.

    활용 방법도 창의적으로 다 활용 할 수 있어. 20대라면 청약 통장으로 부동산에 활용하기는 시간이 오래걸리니까 시간만 쌓자고 활용하자.

    청약통장에 굳이 현금 묶이지 않고 담보로 대출 받아서 약간의 수수료 내고 기간만 쌓거나 다른 예시로는 어차피 쓸 돈 신용카드 쓰면서 카드사에 무이자로 한달 생활비 대출을 받는 다는 야매 롤오버 발상도 가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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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 예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