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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을 다니면서 꼭 이뤄야할 것
    생각 모음/그냥 떠오르는 생각 2020. 9. 1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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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대학을 다니면서 딱하나 목표로 잡은것이 "졸업하고 뭘먹고 살까"를 알아내는거였음. 5년이면 남은 50년에 대한 로드맵은 그릴 수 있겠지 싶어서. 그래서 온갖 삽질을 했었는데 지금 돌아보니까 4점대 학점, 온갖 봉사활동이나 수상내역보다 더 가치있던 시간이었던것 같음.

    1. 현실을 받아들이기

    중등부 올림피아드 수상이랑 과학고 조기졸업, 1학년때는 고등학교 지식으로 공부 안해도 장학금 받을만큼 지식에서 앞섰단 말임. 그리고 어차피 다 아는거니까~ 하면서 2학년때 바로 교내 연구실 인턴 들어감. 꿈이 과학자였다고... ㅋㅋ 구체적으로는 인공장기 개발이었음.

    그런데 이게 안되는거임. 내가 느끼는 과학자는 어두운 방안에서 어디가 벽인지도 모르는데 손짓 발짓하고 뾰족한곳에 베이고 정강이에 멍들어가면서 여기 어떻게 생긴 물체가 있다고 이야기하는거임. 다른 사람들 논문을 참조하든 내 지식을 활용하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처음에는 당연히 잘 안되니까 아씨발 그래 내가 첨부터 잘했으면 MIT에 가있지, 지금 이건 내가 기초과학밖에 몰라서 안되는거임. 내가 영어나 실험기구를 좀만 더 잘다루면 금방임. 이러고 자위질만 하다가 결국 1년만에 때려치움.

    그리고 그때 느끼기에 나는 문제를 잘 푸는거지 과학적 사고나 지식, 추리력 등에는 재능없다고 판단함. 과학으로 먹고 살기는 힘들거라 판단해서 공부는 내 하고 싶은것만 함.

    2. 더 넓은 시야 갖기

    책을 엄청 읽었음. 당연히 의학, 심리, 역사, 철학, 경제, 법률 등 가리지 않고 읽었음. 책은 남들의 경험을 아주 간략하게 풀어서 간접경험할 수 있게하는 최고의 도구라고 생각했음.

    그런데 이걸 보다보면 작가라는 새끼가 헛소리하는게 보이는거임. 아니 책 10권중 9권이 A이면 B라고 하는데 븅신 샊끼가 A이면 C라고 하는거임. 처음에는 책 한권 보는데 한 한시간이 걸렸으면 이게 눈에 보이고 나서 부터는 한권에 막 3시간 6시간 일주일씩 걸리는거임.

    그러다가 개소리는 ㅁㅈㅎ 하면서 시중에 나온 책은 대충 목차나 첫 Phase 정도만 봐도 거를 수 있는 기묘한 능력이 생김. 지식의 축적 속도도 엄청 빨라지고.

    이게 내 여행관의 영향을 준듯. 지식은 변화하는 속도가 매우 느린데 문화는 변화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느껴서. 여행가서 굳이 내가 쾰른 대성당을 꼭 눈으로 봐야하나 그냥 독일의 지하철문화, 식문화, 월세전세 이런거가 더 궁금하다 이런거.

    학생때는 무리해서라도 1년에 한번 여행갔던것 같음. 그러다보니 친일파가 되었고.

    3. 그리고 국과수

    이때 잔머리가 대폭발했던것 같음. 어차피 국과수 가면 내가 얼마나 대단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지는 좃도 관심없고 부검하면서 그 냄새나 분위기를 버틸수 있는지, 유관기관과의 연계는 어떻게 되어서 내가 어떤 업무를 동시에 받았을때 우선순위를 나열하는지 등을 먼저 눈치채고 쉽게 취업함.

    물론 그 전 몇년동안 울산에서 서울로 원주로 세미나랑 견학 다니고 내돈주고 학회가는건 기본이고.

    어찌되었든 대학을 5년 다니면서 "국과수에 들어간 빌드업"은 성공인듯. 그런데 최소 3년 쏟아붓고 겨우 2년만에 퇴사한것. 학생때 지금 밥벌이한거에 대한 역량이나 마음가짐 등 준비를 못해서 17년 국과수 퇴사이후 다음 회사까지 한 2년 날려먹었으니 "대학을 다니면서 얻고자 한 것"은 실패인듯.

    대학간걸 후회하지는 않는데 어차피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대학을 한 3년이나 2년만 다녀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음.

    근데 저런것도 겪어봐야 아쉽지 겪어보1지 않았으면 캠퍼스 로망 이딴 생각이나 하고 있었을듯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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