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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썰 - 2018년 도쿄, 금융 스터디 투어
    자본주의 대나무숲 - 1 2020. 7. 1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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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투자 관련 중소기업 입사를 일주일 앞두고 있었다. 지금 아니면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를 것 같다고 직감해 호다닥 떠난 도쿄 여행이었다. 대학 동기형이 아마존 도쿄에 근무하고 있어서 숙박이 해소 되었고 덕분에 현지인처럼 여유롭게 놀다 왔다.

    이때도 뜻하지 않게 돈에 대한 설움을 풀었다. 도쿄 한복판에는 긴자라는 지역이 있다. 대한민국으로 치면 명동이나 강남쯤인데 그 한복판에 5층짜리 장난감 백화점이 있다. 1층에는 여행자용 파티용품이나 선물용 인형들, 2층에는 원피스, 나루토 같은 청소년, 3층에는 핑구와 디즈니, 나무 도막 등 영유아, 4층에는 지브리와 오르골, 퍼즐 등 성인용 5층에는 레고와 RC카 레이싱 경기장이 있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데 층별로 아 맞다. 어렸을 때 이거 기억난다. 할 만한 컨셉으로 분류 되어있었다.

    장난감류를 상당히 좋아하고 추억도 많아서 남은 경비를 다 쓰겠다 생각하고 입장했다. 언제나 그렇듯 당시에도 돈이 없어서 3만엔 정도 밖에 들고 가지 않았는데 다음에는 한 20만 엔전도 들고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동심에 젖어 어슬렁 어슬렁 기념품을 고르고 있었는데 5층에 명탐정 코난 퍼즐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최애만화를 꼽아보자면 코난, 강철의 연금술사, 데스노트가 있는데 결국 나도 코난한테 지갑이 털렸다. 지브리에서는 버텼는데... tlqkf ㅠㅠ 벽에 걸린 1,000피스 퍼즐이 눈을 사로잡아서 박물관의 모나리자 보는 것 마냥 가만히 서서 스고이데스네 하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1000 피스 하나하나에 씬이 담겨있는 명품이었다.

    나는 충동구매를 거의 안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어떤 물건을 살 때는 필요했으니까 사겠지 하면서 가격을 잘 확인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가격을 확인했다. 몇 개까지 살 수 있는지 보려고zz

     그런데 저 작품은 sold out 상태였다. 일본어도 못하면서 근처 점원분께 코난 코이찌 쿠다사이. 아리가또! 하면서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점원분이 아! 꼬난! 웨이또! 하고 20분 동안 찾아주었다. 눈물샘 터졌다.

     내 생일은 1221일이다. 크리스마스 직전이라 어린 시절에는 갖고 싶은걸 한 달 정도 노래를 부르면 선물로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부모님은 내가 어렸을 때 문구점을 하셔서 발렌타인, 화이트, 빼빼로 데이나 그 외에도 평소에 남대문 시장에 자주 가셨다.

    어느 날은 정말 갖고 싶은 로봇이 있었다. 부모님이 갖고 싶냐고 물어보셨는데 나는 별로라고 했다. 입으로는 그렇게 말해도 눈을 떼지 못하고 집에 와서도 잊지 못했다. 딱 한번만 뻔뻔하게 굴 걸. 나도 그랬는데 부모님은 얼마나 속상했을까.

    코난 퍼즐을 망설임 없이 2개 샀다. 너무 소중해서 가장 고마운 사람한테 주려고 아마존 맨에게 하나, 엄마에게 하나 드렸다. 가난이 몸에 배어서 갖고 싶은걸 가져도 가지지 못하나보다.

     

    여러모로 일본은 나에게 부자에 대한 갈망을 느끼게 해주었다. 결정적인 동기부여와 아린 상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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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 예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