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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썰 - 2019년 마카오, 헤지펀더가 바라본 카지노자본주의 대나무숲 - 1 2020. 7. 18. 15:26728x90
이때도 출장 같은 여행이었다. 지금 다니던 회사에서 합격이라는 연락을 받고 바로 항공권부터 끊었다. 나름 주식경험이 3년인데 카지노도 궁금하지 않겠나. 경험적으로 주식이 게임이나 스포츠, 포르노 보다 중독성이 강한데 도박이 더 심할까. 카지노를 이길 수 있다는 전략도 준비해갔다. 혹시 내가 이기고 블랙리스트에 오르는거 아닐까 어깨 형님들이 헤이 꼬리안 컴 위드 미 하지는 않을까.
디씨, 티스토리, 네이버 블로그, 포스트, 구글을 뒤져도 구체적인 이야기가 잘 안 나왔다. 그놈의 에그타르트, 쇼핑몰 내 인공호수, 병신같은 불법 온라인 카지노만 나왔다. 바카라 나 블랙잭 같은 카드게임도 룰은 알고 있었지만 하루 이틀 만에 뚝딱 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생각해서 가장 간단한 룰렛 전략만 준비했다.
결말부터 말하자면 24시간동안 한화로 50만 원정도 날려먹었고 피곤해서 포기했다. 내 전략을 설명 드리려는데 어려울 수 있으니 바쁘신 분들은 넘어가시기를 권한다.
5-1. 전략
룰렛의 원리는 1~36칸 + 0칸으로, 0가 만드는 확률 기울기를 이용해서 카지노가 돈을 번다. 베팅에 대한 보상 수익률은 100%. 무슨 말이냐면 1/2의 확률에 베팅했을 때 당첨금은 2배, 1/3에는 3배, 1/100의 확률에 베팅 했을때는 100배다.
다만 이때 0은 고려하지 않는다. 무슨 말이냐면 실제로 블랙/레드에 걸면 확률은 50%가 아니라 48.6% 이다. 1/3에 베팅하면 (1~12 / 13~24 / 25~36 혹은 3n, 3n+1, 3n-1) 확률은 32.4% 다.
이 게임을 무한히 반복하면 결국 딜러의 승률은 1에 수렴하고 플레이어의 승률은 0에 수렴한다.
카지노 게임에 대해 공부한 사람들이 블랙잭을 하는 이유는 블랙잭이 플레이어가 호스트를 이길 확률이 50%를 넘어가는 게임이라서 그렇다. 그렇다면 룰렛에서라도 내가 50% 넘는 게임을 무한히 반복하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가령 딱 50.1%의 확률을 만들 수 있다면 천 원씩만 걸더라도 무한히 반복하면 내가 다 들고 나올 수 있다. 심지어 카지노는 주식처럼 베팅당 무조건 내야하는 세금, 수수료도 없잖아
전략은 1/3 확률로 헷징하고 1/2 확률에 베팅하는 거였음. 무슨 소리냐면 1~12/13~24/25~36 은 1/3이니까 여기다 2개를 걸음. 그러면 웬만해서는 수익이 났다. 그리고 이 수익금을 블랙/레드, 홀/짝, 1~18, 19~36 같이 1/2의 확률에 베팅하는 것이다.
이때 전제는 0이 게임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기 때문에 0을 고려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확인해야했다.
한 3,000 싸이클 정도 지켜보면서 0의 개수를 카운팅 했는데 40번정도 나왔다. 1%가 조금 넘었으니까 무시해도 된다고 판단했다.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체감확률이 50%라고 깔고 베팅했다.
역시 예시가 설명하기 쉽다.
예를 들어서 1~12, 13~24에 20달러씩 걸고 검정에 20달러 베팅하는거임. 그러면 1~24 에 걸려서 20달러 수익을 챙기고, 이 수익으로 홀짝에 베팅한다.
4가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1 ~ 24 블랙이 나오면 $100 - $60 = +$40
1 ~ 24 레드가 나오면 $60 - $60 = $0
25 ~ 36 블랙이 나오면 $40 - $60 = -$20
25 ~ 36 레드가 나오면 $0 - $60 = -$60기댓값을 고려하면 비합리적이다. 그러나 룰렛은 로또처럼 몇 개 맞고 더 맞춰야하는 조건부 확률이 아니라 딱 50% 게임이다. 홀 아니면 짝이고 블랙 아니면 레드다. 게다가 난 50%의 확률로 손실을 피하고, 25% 의 확률로 아쉽지 않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1/2는 생각보다 드럽게 안 맞고 1/3는 의외로 잘 맞는다. 한 500게임을 하면서 0으로 털린건 8번 정도 밖에 없다. 1/2은 되겠지 하면 크게 털리고, 1/3에 걸어볼까? 하면 잘 맞는다. 그래서 전략을 바꿔서 1/2 조합을 두개를 섞어봤다. 돈이 미친 속도로 녹았다. 아. 그냥 술이나 마실걸. 내가 그렇게 운이 없나 tlqkf ㅋㅋ
비용은 룰렛으로 쓰고 수익은 카지노에서 주는 음료수, 물, 디저트로 회수하는 전략으로 바꿨다. 0에도 베팅해보고, 바다이야기 같이 생긴 기계에 돈도 쏟아보고 1/2에 몰빵도 해보고 털리고...
카지노 팁을 하나 드리면 맥주, 콜라, 차, 우유, 생수 등 음료를 주는데 우유가 따듯하고 진짜 맛있다. 그리고 한국인이 엄청 많다.
5-2. 룰렛하면 주식이 한참 쉽다.
주식이 리스크가 훨씬 적다. 내 시나리오대로 흐르지 않으면 비중을 줄이든 손절이든 할 수 있다. 그런데 룰렛은 안 된다. 청산이다. 실수! 실수! 반만이라도 돌려줘라! 주식은 되는데 룰렛은 안 된다.
주식에서 손절은 쉽게 하는데 카지노에서 캐쉬 아웃을 할 때는 수익 본 것 같지 않다. 손절은 돈을 더 안 넣을때 손절하는 느낌임.
그리고 주식은 물려도 물타서 테크니컬하게 빠져나올 수 있는데 카지노는 잘 안 된다. 100달러 2번 잃었다고 200달러 2배 베팅하면 400달러가 날아간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한데 일단 내 손은 안 되는걸로 확인했다.
그리고 룰렛은 게임마다 초기화 되는 독립변수/ 확률인데 막상 해보면 밸런스에 의존하게 된다. Tlqkf 실제로 블랙이 5번 나오길래 곧 레드 나온다 하면서 9번 연속 블랙이 나올때 까지 기다렸다. 이후 10번째부터 레드에 크게 베팅했는데 13번 가서야 레드가 나왔다. 이것도 주식의 추세나 모멘텀 처럼 블랙 추세 같은게 있나? 반등 안주나? 가는 놈이 더 가나?? 하는 착각도 들었다. tlqkf ㅋㅋ 주식한다는 놈이 이런 착각을 하는 수준이면 카지노 잘못 아니냐? 카지노 특별법 개정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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