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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썰 - 2019년 마카오, 세금을 활용하는 방법
    자본주의 대나무숲 - 1 2020. 7. 1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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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여행 경비를 연구비로 다 탕진하고 나왔다. 그때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돈의 가치가 가장 비이성적인 공간이 여행지/공항이라는 것이다.

    모든 소비에는 세금이 따라붙는다. 지난 185월 어디선가 광주-제주 항공권이 2만원 밑에 팔리는 걸 보았고 머릿속으로 광주-제주 왕복하면서 면세 술, 담배, 향수만 떼다 팔아도 꽤 쏠쏠한 용돈벌이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물론 안했다. 서울-광주 가는 교통비가 더 들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면세 가격은 돈에 써있는 숫자의 실제 가치보다 세금만큼 더 비싸게 쳐준다는 꼴이다. 일반상점에서의 10만원은 세금을 고려하면 9만 원 정도의 가치가 있지만 면세점에서는 10만 원의 가치가 있다. 꼭 팔아서 차익을 만들려고 하지 않고 선물을 주더라도 더 좋은 선물로 줄 수 있을테니까. 무조건 이득이다. 일단 싸면 사는게 트레이더의 본능이다.

    나도 향수 같은걸 사오려고 했다. 향수는 잘 모르는 12만 원 정도 남아서 15만원 정도하는 향수를 사려고 했다. 문제는 마카오 달러, 홍콩달러를 친구 것까지 긁어모아도 12만원 밖에 안 되었다. 그래서 3만 원을 조달하려고 했는데 3가지 방법이 있었다. 

    1. 실물 한국 원화를 공항 내 환전소에서 바꾸기
    2. 해외 결제가 가능한 카드로 차액 긁기

    그런데 환전수수료나 결제 수수료를 남는 장사가 아니었다. 얼추 계산해보니 되팔았을 때 3만 원 정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데 부대비용이 2만 원정도이고, 팔아야 1만원이 남았다. 배송비라도 들면 손실이었다. 투자했을시 손실은 없지만 피곤해질게 뻔했다. 선물 목적이라면 차라리 국내 면세점 선물이 더 쉽고 간편하다.

     3. 기막힌 솔루션이 떠올랐다.

    공항 대기실에서 홍콩달러를 네이버 환율로 저한테 지금 당장 파실분! 즉시 이체해 드립니다!

    어차피 거기 있는 사람들 다 한국인일거 뻔하고, 돌아가서 홍콩 달러도 다 처분해야하고, 나도 잘못하면 12만원 물리는 거고 홍콩달러는 또 환전수수료가 다른 국가보다 비싸게 책정되어있다. 그런데 사실은 피곤해서 안했다. 새벽 2시 가까워지는 시간에 돈 몇 푼에 공항에서 소란 피우는건 부끄럽다.

    게다가 당시 홍콩 사태와 반복되는 금융위기론에 환율이 오르면서 나에게 유리하게 흐르고 있었다. 한국에 가서 홍콩달러로 되팔면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아님말고가 아니라 진짜로. 이제는 금융인임.

     

    실제로 환차익으로만 5,000원 정도 수익을 냈다. 갈때는 151원에 샀고 올때는 155.5원에 팔았다. 의도한건 아니었음. 사실 수익이 목적이면 집에서 Forex 마진 트레이딩을 해야지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안됨. 

    한편으로는 마카오에서 그 돈을 다 쓰지 못하고 돌아오는것 자체가 실수였음. 다시 환전을 해도 수수료가 손실이고, 비싸게 받아도 큰돈 아니고, 그걸 어떻게 해야하지... 하고 생각하는 시간마저 손실임.

    하여튼 재밌던 마카오 여행이었고, 사실 홍콩도 3박 정도 있었는데 홍콩은 잘 기억 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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